경제계 "최저임금 1.7% 인상, 영세기업·취약계층 일자리에 악영향 우려"

2024-07-12 14:55
업종별 구분적용 시행 위한 방안 조속히 마련해야

이인재 최저임금위원장이 12일 새벽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11차 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퇴장하고 있다. 이날 최저임금위는 노사 양측 최종안의 표결을 거쳐 내년 최저임금을 시간당 1만30원으로 결정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주요 경제단체들은 2025년 시간당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7%(170원) 인상된 1만30원으로 결정된 것과 관련해 "취약계층의 일자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12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입장문을 통해 "한계 상황에 직면한 중소, 영세기업과 소상공인의 절박함을 고려하면 최저임금은 동결돼야 했지만 사용자위원으로서 이를 반영하지 못해 아쉽다"면서 "올해 심의에서 최저임금 수용성이 현저히 낮다고 밝혀진 일부 업종만이라도 구분적용하자는 사용자위원들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내년에도 단일 최저임금을 적용하기로 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경총은 "이제 정부와 국회는 영세‧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경영부담 완화 및 근로장려세제(EITC) 확대와 같은 취약계층을 위한 소득 지원 정책을 보다 더 적극적으로 시행해 나가야 할 것"이라면서 "이와 더불어 최저임금의 수용성 제고를 위해 업종별 구분적용 시행을 위한 실질적 방안 마련을 정부에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도 이상호 경제산업본부장 명의의 입장을 내고 "상당수 자영업자들이 경영난으로 2025년 최저임금의 동결 혹은 인하를 원하고 있다"면서 " 1.7% 인상안에 대해 매우 아쉽다"고 밝혔다.

한경협은 "성장동력 둔화로 저성장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고금리·고환율, 소비부진 등의 영향으로 많은 기업들과 자영업자들이 매출 부진과 자금사정 악화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특히 내년 경제성장률이 올해보다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최저임금 인상은 소규모 영세기업들과 자영업자들에게 추가적인 부담이 될 것이며, 최저임금의 영향을 많이 받는 청년층,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의 일자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의 합리적 결정을 위해서라도 사용자의 지불능력, 생산성 등을 우선 고려하고, 업종별 차등 적용 등 현실을 반영한 제도개선 방안이 조속히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도 "기업 지불능력이 현저히 악화한 상황에서 최저임금이 동결되지 않고 노동계의 오랜 주장인 1만원대로 결정된 것은 오히려 기업과 근로자 애로를 가중하는 걸림돌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논평에서 "영업이익으로 대출이자를 갚지 못하는 중소기업이 과반에 달하고 파산과 폐업이 속출하는 경제 상황을 감안했을 때 간절히 요구했던 동결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매우 아쉬운 결과"라며 "취약 사업주는 범법자가 될 위험을 안고 사업을 영위해야 하는 실정인 만큼 업종별 지불 능력을 고려한 최저임금의 구분 적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