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11일 최근 "서울과 수도권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커지면서 '부동산 폭등' 재현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과 관련해 "추세적인 상승 전환으로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박상우 장관은 이날 세종정부청사 인근에 있는 한 식당에서 출입기자들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부동산 정책 현안 등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박 장관은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는 우려에 대해 "지역적, 일시적으로 일어나는 잔등락일뿐, 추세적 상승으로의 전환은 아니라고 본다"며 "과거 정부 때처럼 몇 년간 가격이 폭등하는 상황은 재현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세적 상승으로 보기 어려운 이유로 높은 금리와 공사비 상승 여파, 수요 계층이 광범위하지 않다는 점과 3기 신도시 등 상당수의 공급 물량이 예정돼 있는 점 등을 들었다. 

박 장관은 가계대출 급증과 집값 상승에 관해선 "가계부채 관리에 방점을 두고 정부가 관리하고 있다"면서도 "부동산 시장에 미칠 역효과를 우려해 정부의 시장 개입은 최소화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관계부처와 협업해 필요한 곳에 주택이 공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전세보증보험제도의 개선방안도 마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은 세입자가 집주인으로부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때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대신 돌려준 뒤 추후 집주인에게 받아내는 제도다. 

박 장관은 "전세보증보험제도는 사실 서민을 도와주기 위해 생긴 제도지만, HUG의 대위변제금이 전세사기 피해 예상규모보다 많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전세사기 범죄의 수단으로 악용되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만 급격한 대수술은 어려운 상황이다. 보증보험 가입 요건을 전세가율 100%에서 90%로 강화했더니 임대사업자 반발하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 전세시장의 불안에 오히려 촉매가 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개편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또 최근 사전청약 취소 사태에 대해서는 "우선 사전청약 취소에 대한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한 번 들여다보겠다, 공고할 때 상황이나 공고문 약정 등을 살펴 책임 소재를 규명할 것"이라면서 "다만 피해 구제를 전제로 깔고 귀책 사유를 점검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지방 중소건설사의 자금난 해소를 위해 기업구조조정(CR)리츠도 조만간 출시한다. 박 장관은 "CR리츠를 곧 출시할 예정으로, 현재 건설사가 미분양 주택 5000가구를 매입해 달라고 신청한 것으로 안다"면서 "조만간 출시되면 한 채에 2억원씩 잡아도 1조원으로 추산된다. 이 자금이 건설시장에 돌면 자금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