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신세계L&B, 소주 대신 하이볼과 새출발..."300만캔 목표"
2024-07-11 16:09
신세계L&B,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와 하이볼 출시
미국 대표 버번 위스키인 에반 윌리엄스 원액 첨가
편의점 4사·대형마트 3사 입점 예정···1캔당 4000원
미국 대표 버번 위스키인 에반 윌리엄스 원액 첨가
편의점 4사·대형마트 3사 입점 예정···1캔당 4000원
신세계그룹 주류 계열사 신세계엘앤비(L&B)가 본업인 와인 수입과 유통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앞서 신세계L&B는 종합주류기업을 목표로 주류 제품군을 확대했지만, 쓴맛을 봤다. 이에 최근 지지부진한 신사업을 떼어내고 있다. 올해 제주에 증류소를 설립해 K-위스키를 만들겠다던 사업도 백지화했다.
대신 주류 성수기인 여름을 맞아 주류전문업체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ABC)와 손잡고 버번 위스키 에반 윌리엄스를 활용한 하이볼을 오는 17일 출시하며 매출 확대를 노리고 있다.
신세계L&B는 11일 서울 성동구에 있는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에서 '에반 윌리엄스 하이볼 론칭 미디어 설명회'를 열어 에반 버번 하이볼 2종(애플·레몬)을 공개했다.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는 지난 2016년 성동구 성수동 브루잉펍(양조하는 매장)에서 시작한 국내 수제맥주 전문회사다.
에반 버번 하이볼에는 미국 대표 버번 위스키인 에반 윌리엄스 원액이 들어간다. 에반 윌리엄스는 신세계L&B가 지난 2021년 11월 국내에 들여온 제품으로, 전세계에서 두 번째로 잘 팔리는 버번 위스키다.
신세계 L&B가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와 하이볼을 내놓은 이유는 '성장성'이다. 국내 RTD(Ready To Drink·바로 마실 수 있는 음료) 주류 시장에서 하이볼 매출 비중이 매년 증가세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같은 하이볼 열풍은 약 2년 전부터 시작됐다. 그렇다 보니 편의점·마트 매대에는 이미 다양한 하이볼 제품들이 자리 잡은 상황이다. 하지만 김 대표는 에반 버번 하이볼에는 '위스키 원액'을 첨가해 기존 하이볼 제품과는 차별성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신제품에는 진짜 위스키 원액이 첨가돼 있다"며 "제품 원재료명을 보면 버번 위스키 3.3%가 들어가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유통 중인 하이볼 제품에는 실제 위스키가 아닌 유사 위스키가 들어가 있다. 대부분 오크 칩이나 향을 입힌 제품들이다"고 덧붙였다.
이번 협업은 신세계 L&B가 본업 경쟁력 강화를 밝힌 뒤 이뤄져 더욱 주목된다. 앞서 신세계그룹은 지난 2016년 이마트를 통해 제주소주를 190억원에 인수하면서 소주 시장에 진출했다. 이 후 푸른밤 소주를 선보였으나 성적표는 부진했다. 결국 제주소주는 지난 2021년 신세계 L&B에 흡수 합병됐다.
신세계L&B는 킹소주를 출시하면서 다시 한 번 소주 시장 문을 두들겼지만, 만족스러운 성과는 얻지 못했다. 이에 신세계L&B는 제주소주를 새로운 주식회사로 물적분할하기로 했다. 신세계L&B가 제주소주를 흡수합병한 지 3년만이다. 분할 기일은 다음 달 6일이다.
신세계L&B는 이번 협업을 발판 삼아 부진한 성적표를 만회하겠다는 방침이다. 올해 판매 목표는 300만 캔이다. 이미 편의점 4사와 대형마트 3사에도 입점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에반 버번 하이볼 해외 진출도 관심이 있다. 장기적으로는 일본 하이볼과 대결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버번 위스키인 에반 윌리엄스 원액을 넣은 하이볼 출시는 세계 최초다. 제품은 이마트24를 포함한 편의점에서 1캔당 4000원이며, 4캔은 1만2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