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시장, '해외주식'으로 쏠림…4년새 1.6조에서 28.3조원

2024-07-10 11:19

[자료=금융투자협회]
밸류업 프로그램에도 불구하고 펀드 자금이 해외주식형으로 쏠리고 있다.

10일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2024년 상반기 펀드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국내주식형, 해외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의 순자산액은 각각 40조7000억원, 28조3000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형 ETF에서 해외주식형의 비중이 급증했다.

지난 2020년 말에는 국내주식형 ETF의 순자산액이 29조9000억원이었고, 해외주식형 ETF는 1조6000억원에 불과했다. 전체 주식형 ETF에서 5%에 불과했던 비중이 4년새 41%까지 확대된 것이다.

공모·사모펀드를 포함한 전체 펀드 시장에서도 해외주식형 펀드에 연중 7조9000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순자산총액은 지난해 말 보다 16조원(39.4%) 증가한 56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인공지능(AI) 열풍 속 반도체주의 가치가 크게 오른 데다, 팬데믹 이후 글로벌 경기가 비교적 연착륙하고 있어 투자심리가 견조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국내채권에 투자하는 펀드에는 상반기 14조4000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순자산총액이 전년 말 대비 13.1% 증가한 149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디스인플레이션에 따라 국내 금리 인하 전망이 확대된 영향으로 해석된다.

투자자들은 개인연금, 퇴직연금을 포함한 연금 투자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릭금은 원리금보장형이 333조3000억원으로 약 87.2%를 차지했고, 실적배당형은 49조1000억원(12.8%)에 불과했다.

금투협 관계자는 "목돈이 필요하면 현금화 해야 하는 일반 계좌와는 달리, 연금은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것이기 때문에 보다 적극적인 운용을 하는 것이 적합하지만 사람들의 인식은 정반대로 연금을 보수적으로 운용하고 있는 현 상황이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