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가사도우미 지원에 입양 휴직까지...저출생 극복 앞장서는 유통업계

2024-07-09 15:01

‘인구 국가비상사태’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선포했다. 정부는 저출산고령위원회 회의를 개최하고 육아휴직 급여 상승 등 각종 지원책을 발표했다.

인구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노력도 더 과감해지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설문조사를 통해 출산·양육 지원금 1억원 지급 방안을 물어보기도 했다. 1억원의 출산 장려금을 지급하는, 이른바 ‘부영그룹 방식’을 국가적 차원에서 검토하는 과정일 것이다.

비상사태를 선포할 만큼 국가 위기 상황이라는 정부의 문제의식은 이해가 간다. 다만 막연히 특정 기업의 사례에 따라 1억원이라는 금액을 산출하는 것은 정부 차원의 접근 방식이 아닌 것 같다.

유통업계에서는 좀 더 다른 차원의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유통기업들은 출생률을 높이기 위한 현금성 지원에 더해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가사도우미 지원, 자녀 입양 휴직 등 새로운 제도를 적극 도입 중이다.

현대백화점은 가사도우미 지원 제도 적용을 확대했다. 기존 여성 직원에게만 제공했던 제도를 남성 직원들도 받을 수 있게 됐다. 가사도우미 지원 제도 확대와 함께 유통업계 최고 수준으로 출산축하금을 높였다. 기존 첫째 20만원·둘째 30만원·셋째 이상 100만원에서 300만원·500만원·1000만원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자녀 입양을 원하는 직원을 위한 ‘입양 휴직’ 제도를 대기업 최초 도입했다. 입양 절차를 밟는 임직원이 법원의 공식 입양 허가 전 아이 돌봄을 희망할 경우에는 6개월간 무급으로 휴직할 수 있다.

롯데백화점은 육아 휴직제를 적극 도입한 바 있다. 2012년 여성 육아 휴직제를 도입한 데 이어 2017년 남성 의무 육아 휴직제를 시행했다. 난임 휴직 제도를 통해 결혼 후 3년간 아이가 없는 경우에 한해 난임 시술비도 지원 중이다.

아이를 키우면서 경제적 목표 달성이 가능한 업무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유통업계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출산 결심을 어렵게 만드는 구조 개선에 힘쓰기 위함이다. 청년들은 단순한 현금성 지원이 아니라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유연한 근무 환경을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저출생 문제에 공감하고 이를 해결하려는 기업들의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 국가의 위기의식에 발맞춰 실질적인 지원과 혜택을 고려하는 기업들의 행보와 함께 정부 역시 비상사태 선언에 걸맞은 폭넓은 시각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사진=김다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