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반만에 또 만남" 시진핑-푸틴 '브로맨스' 과시

2024-07-04 15:27
SCO 정상회의 앞서 회동한 중러 정상
"일방적 제재와 패권주의 반대" 반대
SCO를 반미 연대의 장으로 활용하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SCO 정상회의에 앞서 정상회담을 했다. [사진=신화통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한 달 반 만에 재회해 미국에 맞서 양국 간 우호를 과시했다.

4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전날 오후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가 열리는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만나 회담을 했다. 지난 5월 중순 푸틴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과 만난 이후 약 한 달 반 만이다. 두 정상은 현재까지 40여 차례 만나며 ‘브로맨스’를 과시해왔다.

이날 약 50분간 이어진 회동에서 두 정상은 서로를 '친애하는 친구'라고 부르며 양국 간 끈끈한 우호를 과시하고 서로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은 회담에서 “격동하는 국제 정세와 외부 환경에 직면해 양측은 줄곧 세대 간 이어온 우호의 초심과 인민을 이롭게 하는 항심(恒心)을 견지하고 중·러 관계의 고유한 가치를 끊임없이 육성하며 양국 협력의 내생 동력을 발굴해 양국의 정당한 권익과 국제관계의 기본 원칙을 수호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또 양국이 국제 전략에서 공조의 시너지 효과를 강화해야 한다고도 제안했다. 그는 “중국은 러시아가 브릭스(BRICS) 순환 의장국 책임을 다하고 남반구를 통합하고 신냉전을 방지하고 불법적인 일방적 제재와 패권주의에 반대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러는 전면적인 전략 공조를 강화하고 외부 간섭을 반대하며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공동으로 수호해야 한다”면서 이번에 열리는 SCO 정상회의와 관련해 다른 회원국과 협력해 더 긴밀한 공동체를 구축하기를 기대한다고도 언급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현재 러·중 관계는 역사적 최고점으로, 양측은 서로를 존중하고 동등하며 제3자를 겨낭하지 않는다”면서 “러시아는 중국이 자국 핵심 이익과 정당한 권익을 수호하는 것을 지지하며 외부 세력의 중국 내정 간섭과 남중국해 문제 간섭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다른 회원국과 협력해 SCO의 국제적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지역 평화와 안보를 수호하며 보다 공정하고 공평한 방향으로 국제 체제 발전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국 정상은 국제·지역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시 주석은 “중국은 시종일관 역사의 바른편에 서서 평화 회담을 계속 추진해 왔다”며 “우크라이나 위기 등 지역 현안의 정치적 해결을 촉진하기 위해 계속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일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앞둔 2022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 참석차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과 러시아 간 ‘제한 없는 협력’을 발표했다. 이후 양국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국제사회의 대러시아 제재 속에서도 경제·통상·에너지 등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왔다.

전문가들은 서방과 지정학적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두 정상이 SCO 정상회의를 반미 연대의 장으로 활용하면서 긴밀한 공조를 과시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특히 이번 정상회의에서 벨라루스가 SCO 정식 회원국으로 가입하면서 반미 색채가 더 짙어질 것이란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