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OMC 회의록, 고금리 장기화 따른 경제 부담 지적
2024-07-04 16:33
FOMC 회의록, 美 경제 둔화 가능성 지적
중저소득층 가계 부담 증가
고용, 서비스업 지표 잇따라 부진
연준은 여전히 금리 인하에 '신중'
중저소득층 가계 부담 증가
고용, 서비스업 지표 잇따라 부진
연준은 여전히 금리 인하에 '신중'
고물가·고금리가 장기화하면서 미국 경제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에 신중한 자세를 보이면서 미국 소비자들의 압박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3일(이하 현지시간) 연준이 발표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이하 회의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지난달 11~12일 열린 FOMC 회의에서 미국 경제의 둔화 가능성에 우려를 표했다. 이들은 특히 노동집약적 산업을 중심으로 임금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는 것에 주목했는데 높은 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발이 커지면서 기업들의 가격 결정력이 약화됐다고 평가했다. 이는 임금 증가율과 가계 소비 약화로 이어지며 미국 경제 전반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회의록은 "많은 (회의 참여) 위원들은 중저소득층 가계의 부담이 늘어나는 것을 지적했다"며 "이들 가계는 팬데믹 기간 중 축적한 저축액이 거의 소진된 가운데 생활비 상승에 대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많은 위원들은 예상치 못한 경기 약화에 통화정책이 대응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고 덧붙였다.
회의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신용카드 연체율과 자동차 대출 연체율 상승 등도 상당한 우려 요인이라고 짚었다. 소비는 미국 경제에서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소비가 둔화되면 미국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날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들도 경제 둔화 우려를 더했다. 미국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 발표에 따르면 미국 6월 민간기업 고용은 전월 대비 15만명 증가하는 데 그친 가운데 다우존스 전망치(16만명)를 밑돌며 올해 2월 이후 4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한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주간 기준 연속 실업수당청구건수는 총 186만명으로 9주 연속 증가하며 2021년 11월 이후 최대치를 나타냈다. 실업수당청구건수는 고용보험과 비슷한 실업수당을 청구한 사람들 수로, 그 수치가 높을수록 고용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을 시사한다.
뿐만 아니라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6월 서비스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8.8로 예상치(52.7)를 크게 밑돌며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5월 이후 4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해 연준의 3차례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는 네덜란드 투자은행 ING의 제임스 나이틀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발표된 지표들은 경기 냉각과 고용 시장 둔화에 대한 추가 증거를 제공했다"며 "서비스 부문 둔화가 미국 경제성장 전망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고금리 장기화로 인해 경제에 부담이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준은 여전히 금리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최근 인플레이션이 둔화됐지만 연준 목표치인 2% 안착을 확신하기 전까지는 섣불리 금리를 인하하지 않겠다는 모습이다.
회의록은 "위원들은 경기 전망 및 긴축적 정책 기조를 얼마나 유지해야 할 것인지와 관련한 불확실성에 주목했다"고 전했다. 연준 위원들은 6월 FOMC 회의 이후 공개한 점도표에서 올해 예상 금리 인하 횟수를 단 한 차례로 제시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역시 2일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ECB) 주최 중앙은행 포럼에 참석한 자리에서 인플레이션이 차츰 둔화되고 있다면서도, 금리 인하를 위해서는 추가적인 증거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에 시장은 5일 발표될 미국 6월 비농업 고용보고서를 주시하고 있다. 미국 전체 근로자 중 약 80%를 차지하는 비농업 부문 취업자 수는 6월에 19만명 증가(로이터 기준)가 예상되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고용 시장이 전월(27만2000명 증가) 대비 크게 둔화되면서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한층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