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에서 낙찰된 부동산 경매 건수가 786건으로 지난 2007년 이후 18여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파산하는 부동산 소유주가 급격히 늘어 매물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하반기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관측이 늘어나면서 경매 시장도 활황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3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경매 시장에서 낙찰건수는 786건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6월 201건에 비해서는 4배 가까이 늘어난 수준이다. 리먼브라더스 파산 사태가 있었던 2007년 11월 829건 이후 18년 만에 최대치다.

월별 서울 경매 낙찰건수는 2006년 이전 1000건 이상을 기록하기도 했으나 이후 점차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다 지난해 이후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파산자가 발생해야 매각할 물건이 공급되는 경매의 특성상 최근 경기가 어렵기에 경매 건수 자체가 많아진 영형으로 분석된다. 지난해부터 올해 하반기까지 기준금리 3.5% 수준의 고금리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과거 저금리 시기에 대출을 받아 마련한 부동산에 대한 이자 부담이 가중됐기 때문이다.

부동산 경매는 상당수 강제·임의경매로, 채무자인 아파트 소유주가 금융기관이나 채권자에게 채무를 제때 상환하지 못하게 될 경우 담보로 설정된 부동산이 경매 절차를 밟게 된다. 실제 최근 3개월(4~6월) 경매 건수를 살펴보면 월 평균 2530건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4~6월 월 평균 1330건이었던 것에 비해서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준이다.

아울러 올해 하반기 서울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예측이 늘어나면서 낙찰 건수가 많아지고 있다. 대다수 부동산 전문가들이 서울은 최근 입주 물량 부족, 전셋값 상승, 금리 인하 기대감 등으로 수요가 계속 몰려 집값이 2% 이상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저점이라 할 수 있는 지금 시점에서 공격적으로 낙찰을 받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서울 경매 시장에서 낙찰된 물건의 낙찰가 총액은 3111억원으로 집계됐다. 해당 물건들의 감정가 총액이 3732억원임을 감안하면 낙찰가율은 83.34%로 집계됐다. 낙찰받은 응찰자들이 감정가의 83.34%에 해당하는 금액을 실제 낙찰가로 지불했다는 의미다.

이 같은 낙찰가율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초까지 75% 안팎을 기록했으나 최근 80%선을 넘었다. 조만간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에 이전보다 지갑이 열리기 쉬워진 것으로 풀이된다.

경매업계 관계자는 "올해 파산하는 사람이 많아 물건이 그야말로 쏟아지고 있다"며 "최근 갑작스레 매물이 늘어난 상황에서 부동산 상승세까지 예측되면서 경매 시장이 활황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