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마다 치킨 가게...시장 포화에 해외서 길 찾는 K-치킨

2024-07-01 17:38
치킨 프랜차이즈 매장 수만 2만9423개
시장 포화에 업계는 북미·중화권 진출
한류·K-푸드 인기도 해외 진출에 한몫

서울 시내 한 BBQ 치킨 매장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치킨업계가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전국 치킨 프랜차이즈 매장 수가 3만여 개에 달하면서 국내 시장이 포화 상태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BBQ 치킨은 미국 50개주 중 절반 이상인 29개주에 BBQ 매장을 열면서 해외 영토를 넓히고 있다. 전 세계로 기준을 넓히면 BBQ 치킨은 57개국에 약 70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2022년만 하더라도 BBQ 치킨 해외 매장은 약 500개 수준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 반 만에 매장 수를 200개 이상 늘린 것이다. 특히 BBQ는 미국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BBQ 미국 법인 BBDOTQ USA 매출액은 767억원으로 전년(554억원) 대비 38% 증가하는 등 탄탄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bhc치킨은 연초부터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 나섰다. bhc치킨은 지난 1월 태국 방콕 대형 쇼핑몰에 1호점을 연 뒤 6개월 만에 6호점까지 확대했다. bhc치킨 역시 가맹점과 직영을 두 축으로 북미 시장에 깃발을 꽂고 있다.

지난해 bhc치킨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 직영점을 연 뒤 올해는 샌디에이고에 북미 가맹 1호점 운영을 시작했다. bhc치킨 관계자는 "올해 안으로 샌디에이고 카운티에 칼스배드점, 랜초버나도점 등을 오픈하며 북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국 항저우(杭州)에 개점한 직영 2호점 ‘교촌치킨 항저우 따위에청점’. [사진=교촌에프앤비]

지난해 대만에 처음 진출한 교촌치킨은 중화권 시장에 힘을 쏟고 있다. 앞서 교촌치킨은 지난해 8월 대만 신베이(新北)시에 있는 쇼핑센터에 대만 1호점을 낸 뒤 연말까지 잇달아 3호점을 개점했다. 이어 현지 진출 8개월 만인 올해 4월에는 4호점까지 확장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중국 항저우(杭州)에 1호점을 냈고, 이 매장은 개점 약 한 달 만에 매출 2억1000만원을 기록했다. 항저우 매장은 아시아권에 있는 교촌치킨 매장 60여 곳 중 매출 1위를 달리고 있다.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매장 수는 정체기를 겪고 있다. 2020년 2만5867개였던 치킨 매장 수는 2021년 2만9373개로 약 13% 증가했지만 2022년에는 2만9423개에 머물렀다. 약 0.2% 늘어난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4월에 발표한 '가맹사업 현황 통계'를 보면 2022년 말 기준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매장 수는 2만9423개다. 이는 카페(2만6217)보다 많은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는 현재 치킨 매장이 너무 많은 데다 프랜차이즈 본사는 가맹점주 수익을 고려해 출점도 지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 속에서 한류나 K-푸드 인기가 높아지다 보니 해외에서 한국 치킨 수요가 높아지는 상황"이라며 "국내 시장 포화, 해외 K-푸드 인기 등에 따른 결과로 치킨 업계 해외 시장 진출이 속도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