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중앙아시아와의 더 발전된 경제협력을 기대하며

2024-07-03 06:00

박지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전문위원 [사진=외교부]
윤석열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이 마무리되었다. 일반적으로 정상 순방의 경제적 성과는 그 안에 얽혀있는 민관 주체들의 이해관계로 인해 단기적으로 그 실익과 효용성을 논하는 것이 쉽지 않다. 하지만 이번 우리 정상의 중앙아 순방은 앞으로 한국과 중앙아의 경제 협력이 이전에 비해 한층 발전된 양태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를 걸게 하며 그 이유는 다음의 3가지 순방 성과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이번 순방은 여러 측면에서 적절한 시기에 이루어졌다. 최근 중앙아 국가들은 적극적인 산업화를 추진하면서 주변국과의 경제적 관계에서 일종의 전환기를 맞고 있다. 중국은 이 지역에 대한 산업과 제조업 투자를 강화하고 있으며 이미 진출한 우리 기업과의 경쟁이 확대되는 추세이다. 중국의 전기차 제조업체인 BYD는 우즈베키스탄에 연간 5만대 생산 규모의 전기차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또한 중앙아 시장이 커지면서 그동안 이 지역에 큰 관심이 없었던 중동 기업들의 진출 역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국제 정세 변화에 따라 경제 협력 환경 역시 영향을 받는 상황에서 우리 정상의 방문은 한국과의 경제 협력의 필요성과 협력의 비전을 중앙아 국가들과 다시 확인하고 공유하는 전기를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둘째, 중앙아의 광물 자원 개발 및 활용과 관련한 합의는 향후 공급망 확보 차원에서 중요 광물 자원의 선점 및 활용도를 높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은 주요 광물 매장지로 특히, 카자흐스탄과 체결한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 파트너십 양해각서(MOU)'는 중요하다.

카자흐스탄 동부 바케노예 지역에서 새롭게 발견된 리튬 광산은 한국이 우선적으로 탐사 및 개발하고 활용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되었는데 카자흐스탄의 고위 관리들은 이미 현지 언론을 통해 이러한 입장을 확증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광물 채굴 차원이 아니라 이후의 개발 및 활용에 있어 한국 기업의 참여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우리 기업에 실익이 될 수 있는 문건으로 볼 수 있다.
 
셋째, 순방을 통해 중앙아의 성장하는 플랜트, 건설, 물류, 운송 등의 분야에서 협력의 가능성을 더 높인 것은 우리 정부가 지역 협력의 핵심적인 요인을 파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투르크메니스탄이 풍부한 천연가스를 기반으로 대규모 석유화학 산업으로 산업구조를 대전환하고 있는 시기에 이 분야에서 추진 중인 대형 건설 프로젝트에 함께 협력해 나가기로 합의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중앙아를 중심으로 한 교통·물류 인프라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이 분야에서의 합의에 성공한 것은 관련된 사업에 대한 우리의 참여 범위를 확장시켰다고 볼 수 있다.

우리 정상의 이번 순방은 대한민국 최초의 중앙아 지역만을 대상으로 한 전략 문건인 '한-중앙아시아 K실크로드 협력 구상'의 실현을 위한 첫걸음을 내딛는 여정이다. 우리가 향후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한층 심화된 협력의 단계로 들어서기 위해서는 이번 순방을 계기로 합의된 사항을 기반으로 더욱 정교하고 실용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 이를 통해 이번 순방으로 고조된 양측 간 협력의 긴밀한 고삐가 느슨해지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