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용 쏘울 단종수순…기아, EV5로 세대교체

2024-06-25 05:00

기아의 대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수출용 쏘울이 단종에 접어들 전망이다. 젊은 감각의 디자인으로 미국과 유럽 등 해외에서 인기를 구가하던 이 모델은 EV 시리즈 전기차로의 세대교체 흐름과 중국산 공세, 가성비를 중시하는 수요 하락 등이 맞물리면서 빠르면 내년 생산을 중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EV5와 셀토스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를 투입하면서 변화하는 시장 수요에 발 빠르게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24일 부품사에 공유된 기아의 중장기 판매계획에 따르면 수출용 쏘울은 이르면 오는 2025년 단종된다. 

계획대로 단산이 된다면 2008년 출시 이후 17년 만이다. 젊은 감각의 신개념 크로스오버차량(CUV)을 목표점으로 삼은 쏘울은 기아가 '디자인 경영의 결정체'라고 자부할 정도로 독특한 외관으로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미니밴의 다목적성과 세단의 승차감을 접목한 실용성이 극대화되며 국내와 해외 시장에서 CUV의 핵심이 될 것으로 기대됐다. 

쏘울은 2008년 국내에서 9574대의 판매량을 시작으로 2010년 2만2200대까지 끌어올렸다. 2세대 출시 이후 판매량은 2014년 4373대에서 2018년 2406대로 줄었다. 3세대 출시 이후인 2020년 1264대로 판매가 하락하면서 2021년 국내에서 단종됐다. 트림 구성과 북미 시장만 겨냥한 디자인·성능, 셀토스·니로·코나·레이 등 경쟁 모델의 간섭이 판매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인기가 이어지면서 수출용으로서 생산은 지속됐다. 미국에서는 대학생들의 첫 차로 호평받으며 수출된 첫해인 2009년 3만1621대를 판매하며 혼다 엘리먼트, 사이언 xB, 닛산 큐브 등의 박스형 승용차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2011년부터 2018년까지 줄곧 10만대 이상을 팔아왔지만 지난해 6만1263대로 감소했다. 

2014년 유럽에 진출한 쏘울EV는 연 3000~4000대의 판매를 기록하며 현지 전기차 시장 입지를 다져왔지만 지난해 1887대로 줄었다. 해외에서 판매가 줄어든 이유는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줄었고 중국 저가 전기차의 공세가 이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기아가 오는 2026년 전체 판매의 66%를 전기차 비중으로 채우겠다는 목표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025년 수출용 쏘울 라인에서는 EV5가 생산될 예정이다. 광주 공장에서 2025년 2만5250대를 시작으로 2026년 6만5450대, 2027년 7만6000대, 2028년 8만2900대 생산이 계획돼 있다. 쏘울의 올해 생산계획은 5만1670대로 내년 1만7537대로 크게 낮추면서 점차 단산 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셀토스 하이브리드도 이르면 2025년부터 생산이 시작될 예정이다. 셀토스는 2019년 출시된 이후 2020년 국내 4만9481대·해외 9만3342대, 2021년 국내 4만90대·해외 7만4588대, 2022년 국내 4만3095대·해외 9만2428대, 2023년 국내 5만837대·해외 11만7093대로 국내·외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핵심 차종에 하이브리드 트림을 추가해 높아지는 친환경차 수요에 대응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기아의 지난해 국내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14만2241대로 현대차(13만3719대), 렉서스(1만3412대), 토요타(8352대), BMW(3610대) 등을 제치고 시장 1위를 차지했다.

기아 하이브리드차가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6%에 달한다. 셀토스에 하이브리드 트림이 추가되면 기아에서 내연기관만 판매하는 차종은 모닝과 모하비, K9 등에 그친다. 
 
쏘울 [사진=기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