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선 데이터도 판매"…사업다각화 공부하는 보험업계

2024-06-23 10:13
시장 포화로 신사업·신상품 공들여
건강관리·요양사업 外 데이터 거래 거론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시장 포화로 고민에 빠진 보험업계가 신상품 개발에서 더 나아가 새로운 사업을 통한 수익 창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데이터 판매·공유 활성화를 통한 사업구조 다각화로 수익성 개선을 도모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건강관리·요양사업 등 신사업 진출이나 펫·여행자보험 등의 상품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보험업계에선 종신보험을 필두로 일부 보험상품 수요가 감소하는 등 시장이 포화한 것을 원인으로 지목한다.

이에 삼성생명은 맞춤형 건강관리 애플리케이션(앱) ‘더헬스’에 신규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건강관리 사업을 강화하고 나섰다. KB·신한 등 주요 금융그룹에 속한 생명보험 계열사들은 요양사업을 확대했다.

손해보험 업계는 상품 차별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DB손보는 자동차보험과 펫보험을 연계한 ‘반려동물 교통사고 위로금 특약’을 선보이고, 롯데손보는 공연장 상해와 직거래 사기피해 등을 보장하는 상해보험을 내놨다. 여행자보험 가입자가 무사고로 귀국하는 경우 보험료 일부를 환급해주는 보험사들도 늘어나고 있다.

일각에선 데이터 판매·공유 활성화를 기반으로 사업을 다각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박희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보험연구원에서 열린 세미나를 통해 “수익 창출, 위험관리 고도화, 사회적 후생 증진 등을 위해 데이터 거래가 필요하다”며 “보험사 내부데이터 거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일본에서는 이미 △텔레매틱스(차량 내 무선 인터넷)를 활용한 데이터 수집 고도화 △사고 관련 데이터 인공지능(AI) 분석 등서 긍정적인 결과를 내고 있다. 텔레매틱스 기기 또는 블랙박스로 수집한 주행 데이터를 활용해 개발한 ‘도로 유지·관리 시스템’ 또는 ‘블랙박스 도로 점검 서비스’ 등을 지방자치단체에 판매하면서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개인정보 보호 규제 △상업적 수요 부족 △데이터 구축 기술·비용 부담 등의 제약으로 보험사 데이터 거래가 활성화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 연구위원은 “국내 보험사도 우선 데이터 수집·분석 역량을 고도화하고, 텔레매틱스 등 민감도가 낮은 데이터부터 거래를 시작해야 한다”며 “이후 사회적 공감대를 축적하면 진단 등을 포함한 다양한 데이터 거래 가능성도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