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드메 계약 전에 꼭 확인...서울시, 가격 뻥튀기 방지 '체크리스트' 마련

2024-06-20 11:16
지난해 피해사례 중 66%가 계약 관련
두루뭉실한 계약서로 '추가금' 폭탄
"계약서 내용 꼼꼼히 확인해야...현금보다는 카드결제"

결혼준비 체크리스트 110선. [사진=서울시]


#. 예비신부 A씨는 부푼 기대감을 안고 웨딩드레스 피팅샵에 방문했지만, 끝나갈수록 불쾌함과 찝찝함이 가득했다. 피팅비와 계약금을 미리 지불했음에도 새 드레스, 길이 등 각종 추가요금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른바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를 준비하는 예비부부들이 웨딩업체의 가격 부풀리기 수법에 당하지 않도록 서울시가 유의사항을 마련했다. 

시는 20일 건전한 예식문화 안착을 위해 '예비부부가 알아야 할 결혼준비 체크리스트 110선'과 '계약 전 숙지해야 할 소비자 유의사항'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시가 지난해 결혼 준비 관련 피해사례 825건을 조사한 결과 약 66%(543건)가 계약 해제·해지·위약금 관련 유형이었다. 업종별로는 예식장이 54%(447건)로 가장 많았다.

대부분 피해는 포괄적이고 두루뭉술한 계약서 작성으로 인해 과도한 추가금 부과, 끼워팔기 등이 발생했다는 내용이다. 계약서에 '본식사진 원판·보정비용·출장비·피팅비·헬퍼비 등 별도'를 가격표시 없이 적어넣거나, 100만~150만원 등 포괄적인 가격으로 표시하는 식이었다. 

취소 불가, 환불 불가 등 공정거래위원회 예식장 표준약관의 사업자 손해배상 의무, 시설에 대한 사업자책임을 준수하지 않은 계약서도 적지 않았다. 

또 예식업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서 계약체결일로부터 15일 이내는 예식예정일로부터 잔여일에 관계없이 청약을 철회할 수 있는 숙려기간을 규정하고 있지만 이를 안내한 계약서는 찾기 어려웠다.

이에 시는 예비부부가 알아야 할 결혼준비 ‘체크리스트 110선’에서 소비자피해 다발 항목을 눈에 띄게 표시했다. 본식 하객 주차비 및 식비(최소보증인원), 스튜디오 출장비 추가, 드레스 피팅비, 본식 메이크업담당자 지정 등이다.

시는 계약 전 여러 예식장 조건을 비교하고, 계약서 내용을 꼼꼼하게 확인 후 누락 항목은 계약서에 추가 기재 및 증빙서류 보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현금보다는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또 ‘소비자 유의사항’을 마련해 예비부부들이 예식장 관련 표준약관, 예식업·결혼준비대행업 관련 소비자분쟁해결기준 등을 계약 전에 숙지할 수 있도록 했다.

체크리스트 110선과 소비자 유의사항은 서울시 홈페이지나 서울시 공정거래종합상담센터에서 예비 신혼부부, 관련 종사자, 사업자 등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 예식업·결혼준비대행업 관련 소비자 피해를 입었다면 센터에서 대응방법을 안내 받을 수 있다.

시는 결혼 준비 관련 사업자협회에도 이번에 개발한 체크리스트, 소비자 유의사항을 공유해 사업자들의 자발적인 준수를 독려한다는 계획이다.

김경미 서울시 공정경제담당관은 "최근 깜깜이 웨딩 관행으로 절차마다 붙는 추가금에 결혼 비용이 눈덩이가 되는 등 소비자피해가 심각하여 유의가 요구된다"며 "서울시는 소비자 관점에서의 피해 방지 방법을 마련해 소비자 보호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