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28년 만에 동맹 복원…푸틴 "침략 당하면 군사 지원" (종합)

2024-06-19 21:49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평양 금수산 영빈관에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했다. [사진=AFP·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28년 만에 러시아와 동맹관계를 전격 복원한다고 선언했다. 이와 달리 러시아는 양국 관계를 '동맹'으로 규정하지 않아 실제 운용상의 차이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이날 평양 금수산 영빈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이후 언론발표에서 김 위원장은 "우리 두 나라 사이 관계는 동맹 관계라는 새로운 수준에 올라섰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조선과 러시아의 공동 이익에 부합되게 지역과 세계 평화 안전 환경을 굳게 수호하면서 강력한 국가를 건설하려는 두 나라 지도부의 원대한 구상과 인민들의 세기적 염원을 실현할 수 있는 법적 기틀이 마련됐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조·러(북·러) 관계 발전 청사의 분수령이 될 위대한 조로 동맹 관계는 오늘 이 자리에서 역사의 닻을 올리며 출항을 알렸다"고 말했다. 

이어 "임의로운 다사다변과 국난을 일치된 공동의 노력으로 답하기 위한 의무 이행의 충실함에 있어 그 어떤 사소한 해석상 차이도 추호의 주저와 흔들림도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북·러 동맹 복원은 북·러가 상대방의 유사 시 군사적으로 돕겠다는 뜻이 담겼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에서 "오늘 서명한 포괄적 동반자 협정은 무엇보다도 협정 당사자 중 한쪽이 침략당할 경우 상호 지원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날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체결했다. 러시아 타스 통신은 이 협정에 한쪽이 침공당했을 경우 지원한다는 '상호 방위 지원 규정'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는 러시아의 대외관계 유형상 '동맹' 바로 전 단계에 해당한다. 

북한과 러시아 모두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 전문을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두 정상이 양국 관계를 6·25 전쟁 직후 혈맹에 준하는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강한 의사를 선언적으로 나타낸 만큼 북·러 관계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조약으로 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결의상 금지된 북·러 군사협력에도 한층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 협정을 기반으로 러시아와 북한이 군사 분야에서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군사 기술 협력 발전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아울러 북·러는 동맹관계로 격상이 변화한 국제질서와 전략적 환경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9월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 발사장에서 진행한 푸틴 동지와 상봉에서 새 국가 간 조약 문제를 토의한 후 불과 9개월 만에 변화한 국제정세와 새 시대의 조·로(북·러) 관계의 전략적 성격에 걸맞은 위대한 국가 간 조약을 체결하게 된 것을 대단히 만족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는 "시대는 달라졌고 세계 지정학적 구도에서 조선과 러시아가 차지하는 지위는 의심할 바 없이 변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푸틴 대통령은 다음 북·러 정상회담이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