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야후 "네이버와 시스템 분리 한층 앞당길 것"…"자본관계 검토 요청 중"

2024-06-18 16:32
"日정부 행정지도 근거해 소프트뱅크에 자본 관계 검토 요청 중"
주총서 신중호 씨 이사 제외...20일 소프트뱅크 주총 주목

[사진=라인야후 홈페이지]


라인야후가 18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네이버 지우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야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주총에서 “네이버 클라우드와의 종업원용 시스템 및 인증 기반 분리를 2024년 중으로 완료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서 "당사 자회사는 2026년도 중으로 (네이버와) 시스템 분리 완료를 예정했으나 한층 앞당길 수 있도록 계획을 책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안 대책 강화 방안과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은 7월에 공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국민 메신저 ‘라인’을 운영하는 라인야후는 대규모 정보 유출 문제로 인해 일본 정부로부터 네이버와 자본 관계를 재검토하라는 행정지도를 두 차례 받은 바 있다. 이후 사실상 일본이 네이버로부터 라인야후 경영권을 빼앗으려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됐다.

이데자와 CEO의 이날 발언은 라인야후가 '탈네이버' 방침을 재확인하고 이를 가속화할 것을 공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는 네이버와 자본 관계 재검토 문제에 대해 "네이버에 맡긴 업무의 본질을 재검토하고 있다"면서 "당사가 자본 관계 변경에 관해 결정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지만, 행정지도에 근거해 모회사(소프트뱅크) 등에 대해 검토 요청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현 시점에서 결정한 사실은 없다"면서도 "자본 관계의 재검토를 포함해 무언가 움직임이 있을 경우 신속하게 공표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데자와 CEO는 지난달 8일 라인야후 결산설명회에서 "모회사 자본 변경에 대해서는 강하게 요청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데자와 CEO는 또한 "거의 모든 (일본) 국내용 서비스 사업 영역에서 네이버와의 위탁 관계를 종료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일본 포털사이트 야후 재팬 웹사이트 검색 개발 인증에서 위탁 협력을 종료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인야후는 또한 이날 주총에서 유일한 한국인이자 사실상 네이버를 대표하는 '라인의 아버지' 신중호 최고제품책임자(CPO)를 제외했다. 이로써 새 이사회 멤버가 모두 일본인으로 채워지게 됐다.

13일에는 라인야후가 간편결제 서비스 '라인페이' 등 라인이 개발한 서비스를 종료하기도 했다. 라인페이는 네이버와 함께 라인야후의 공동 대주주인 소프트뱅크가 운영하는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페이'(PayPay)로 통합된다. 태국과 대만에서는 라인페이 서비스를 계속 이어가는 데 반해 일본에서는 라인페이를 2025년 4월 30일까지 차례로 종료한다고 발표해 다양한 해석을 낳았다.

일본정부가 네이버에 지분 매각을 사실상 압박한 이후 '네이버 지우기'가 단계적으로 진행되는 모습이다.

한편 네이버와 라인야후 지분을 두고 협상을 진행 중인 소프트뱅크도 이달 20일 주주총회를 연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등 경영진들이 네이버와의 관련 입장을 내놓을지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