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물가잡기] 한은 "하반기 물가상승률 2.5% 밑돈다…5월 전망에 부합"

2024-06-18 14:00
한은,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 발표
소비자물가 3.3→2.9%, 공업·서비스물가 둔화 영향
근원물가도 2.4%로↓…단기 기대인플레 완만한 둔화
"향후 농산물·유가·기업 가격인상 확산 정도 지켜봐야"

[표=한국은행]
한국은행이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5%를 밑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물가목표치(2%) 수렴에 대한 더 큰 확신을 갖기 위해서는 농산물 가격과 국제유가, 기업의 가격인상 확산 정도 등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18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물가는 최근 국제유가와 농산물 가격 둔화를 감안할 때 지난 5월 전망과 부합하는 완만한 둔화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 5월 경제전망에서 연간 물가상승률을 2.6%로, 하반기 물가상승률을 2.4%로 전망한 바 있다.

실제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하반기 3.3%(전년 동기 대비)에서 올해 상반기(1~5월) 기준 2.9%로 0.4%포인트 낮아진 상황이다. 농산물 가격·국제유가·환율 상승 영향으로 2~3월 중에는 3%를 웃돌았지만 농산물 가격 오름세가 둔화되면서 4월 2.9%, 5월 2.7%로 떨어졌다.

한은은 "올해 상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한 것은 공업제품(석유류 제외) 가격과 서비스물가가 둔화한 데 기인한다"면서 "하반기 중에는 2.5%를 밑도는 수준으로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가격 제외) 상승률도 서비스 물가를 중심으로 둔화 추세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하반기 3%에서 올해 상반기 중 2.4%로 낮아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조적 물가 압력을 가늠할 수 있는 경기, 임금, 기대심리 등과 관련한 지표들도 둔화하거나 낮은 수준에서 움직였다. 한은은 "국내 성장세가 올해 1분기 중 확대됐지만 물가 영향이 작은 순수출 증가에 상당 부분 기인했다. 소비 개선도 일시적 요인의 영향이 작지 않다"면서 "성장률 확대에 따른 추가적인 물가 압력은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1년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은 완만한 둔화 추세를 보이고 있고,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은 물가 목표인 2% 부근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봤다.
 
[표=한국은행]
다만 한은은 물가 모멘텀(상승 동력)이 재차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농산물 가격·국제유가·환율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가운데, 최근 기업들의 가격인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가공식품, 일부 공업제품, 외식업 등의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제품가격 인상 관련 언론보도는 2월 336회에서 5월 569회로 2배 이상 증가했다. 국내 제조업의 가격인상 실적·전망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2022년 2분기 이후 꾸준히 둔화되다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완만한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한은은 "현재로서는 기업의 가격인상 움직임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면서도 "가격인상 움직임이 확산될 경우 공급 측 상방리스크와 맞물려 기대심리가 불안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농산물가격과 국제유가의 움직임, 기업의 가격인상 확산 정도, 내수 흐름 등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