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2명, 브로드웨이서 인정받다...토니상 의상·조명상 수상

2024-06-17 13:59

16일(현지시각) 미국 토니상 시상식에서 '위대한 개츠비'로 뮤지컬 최고 의상상을 받은 린다 조(왼쪽)와 조명상을 받은 해나 수연 김(오른쪽 여성) [사진=연합뉴스]

한국계 디자이너 두 사람이 미국 공연계 최고 권위의 토니상 시상식에서 각각 의상상과 조명상을 수상했다.

올해로 77회째를 맞은 토니상 시상식은 16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링컨센터 데이비드 H 코흐 시어터에서 개최됐다. 

이날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의 한국계 무대의상 디자이너 린다 조는 최고 의상 디자인상을, 역시 한국계 미국인 조명 디자이너 해나 수연 김은 뮤지컬 '아웃사이더'로 최고 조명 디자인상을 받았다.

'위대한 개츠비'는 한국 뮤지컬 제작사 오디컴퍼니 신춘수 대표가 단독 리드 프로듀서로 제작해 지난 4월말 개막한 브로드웨이 뮤지컬이다. 린다 조의 의상은 지난해 뉴저지에서 진행된 시범 공연부터 현지 언론들의 호평을 받았다. 

그는 2014년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로 한 차례 토니상 의상상을 받았던 베테랑 의상 디자이너다. 이번 '위대한 개츠비'를 위해 여주인공 데이지 역 배우 이바 노블자다의 화려한 드레스 10벌을 포함, 약 350벌의 의상을 디자인했다.

린다는 시상식 뒤 현지 공연 매체 브로드웨이월드와 인터뷰에서 "이 쇼엔 정말 특별한 게 많다. 프로듀서는 한국인이고 여주인공은 아시안이며 그 밖에도 정말 특별한 일과 사람들로 가득한 작품"이라며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이 뮤지컬 의상을 위해 함께 일했다. 그들 모두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린다는 제작자·극장주 단체인 브로드웨이 리그와 함께 토니상을 공동 주최하는 아메리칸 시어터 윙의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캐나다 맥킬대를 졸업하고 예일대 연극대학원에서 석사를 받았으며, 뉴욕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중이다. 

또한 뮤지컬 '아웃사이더'는 1967년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며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동명 영화(1990)으로도 널리 알려진 작품이다. 1960년대 오클라호마주 털사를 배경으로 사회경제적 계층으로 나뉜 라이벌 갱단에 속한 젊은이들의 이야기다.

해나 수연 김은 이날 시상식에서 동료 브라이언 맥데빗과 함께 뮤지컬 최고 조명 디자인상을 공동 수상했다. 해나는 이날 수상자로 이름이 불린 데 놀란 듯 살짝 울먹이며 "오늘 밤 너무 과하게 차려입은 것 같았다. 하지만 그냥 차려입고 싶었다"며 "그래도 이렇게 맨살이 많이 나올 줄은 몰랐다"고 농담을 해 관객들의 웃음과 박수를 받았다.

해나는 김홍준 한국영상자료원장의 딸이다. 김 원장은 영화 '장미빛 인생'을 연출한 영화 감독 출신이며, 부천판타스틱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