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수권법 하원 통과에 '한국계' 앤디 김 의원 반대…'기후·다양성 예산 빠져'

2024-06-16 15:22
주한 미군은 현 2만8500명으로 유지 내용
향후 상원 협상 등 난항 전망

앤디 김 미 하원의원[사진=AP연합뉴스]


내년 미국의 국방 예산을 결정하는 2025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NDAA)이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간) 하원에서 통과된 가운데 한국계인 앤디 김 의원(민주당, 뉴저지)은 이에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기후 및 다양성 예산이 공화당 측의 반대로 예산에서 제외됐다는 것이 그 이유다.

미 하원은 이날 표결에서 217-199로 2025회계연도 NDAA를 가까스로 통과시켰다. 예산 규모는 총 8952억 달러가량으로 전년 대비 90억 달러, 약 1% 가량 늘어난 것이다. 작년 부채 한도 협상에서 올해 국방 예산 한도로 제시된 8950억 달러와 거의 맞아 떨어지는 수준이다.

법안에는 주한미군 규모를 현재의 2만8500명으로 유지하는 내용도 담겼다. 올해 대선에 도전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주한 미군 철수 가능성을 거론했지만 한미 동맹에 대한 중요성이 법안에 그대로 반영됐다는 평가이다.

법안은 "평화롭고 안정된 한반도라는 공동의 목표를 지원하기 위해 국방부가 한국과 동맹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 의회의 인식"이라며 "여기에는 한국에 배치된 약 2만8500명의 미군을 유지하는 것과 1953년 체결된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라 미국의 모든 방위 능력을 사용한 확장억제를 제공하는 미국의 공약을 확인하는 것이 포함된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표결 수에서도 볼 수 있다시피 법안 통과를 둘러싸고 미 공화당과 민주당 간 이견이 첨예하게 대립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트렌스젠더 복무 인력의 치료 지원과 낙태 수술이 필요한 복무 인력 지원 및 기후 변화 등 환경, 다양성 관련 예산이 강성 공화당 의원들의 반대로 최종안에 포함되지 않은 것이 민주당 측 의원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일반적으로 NDAA 법안은 미국 양당 의원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아 통과된다는 점에서 이는 향후 국방 예산 협상에 우려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실제로 앤디 김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은 단체로 성명을 내고 "생식 관련 헬스케어와 여성, LGBTQ+(성 소수자) 개인 및 유색 인종들을 공격하는 독소 조항의 채택은 복무 인력의 품위를 떨어뜨리고, 우리 국가 안보의 질을 떨어뜨린다"고 강력 반발했다.

특히 하원 군사서비스위원회 군 인사 소위 위원장이자 하원 지속가능 에너지·환경 연합(SEEC)과 국가 안보 태스크포스 공동 위원장을 맡고 있기도 한 앤디 김 의원은 "기후 위기는 미국의 가장 큰 국가 안보 문제 중 하나이다"며 "당파적 조치를 통해 기후 투자 예산을 원점으로 되돌린 것은 우리의 준비성을 약화시키고, 미국을 더 큰 위험에 빠지게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와는 별도로 미 상원 군사서비스위원회는 지난 13일 표결에서 9120억 달러 규모의 자체 NDAA 법안을 22-3으로 통과시켰다. 이는 올해 국방 예산 한도인 8950억 달러를 넘어서는 수준으로, 이후 상하원은 협의를 통해 연말 전까지 최종안을 확정짓는다.

상원 군사서비스위원회가 제안한 NDAA 법안 규모가 하원에 비해 큰 것은 작년 태풍으로 인프라 피해가 컸던 괌 지원, 환경 정화 및 원자력 발전 관련 예산이 일부 반영된 데 따른 것이다. 따라서 하원에서 통과된 NDAA 법안이 이르면 수주 내, 길면 수개월 내에 상원에서 표결이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환경, 다양성 관련 예산의 포함을 둘러싸고 최종 타결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앤디 김 의원은 "나는 최종안이 정치적 쟁점이나 극단적 안건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국방을 강화하고 군인 가족을 지원하는데 주안점을 두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있을 뉴저지주 상원의원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선출된 앤디 김 의원은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더라도 주한 미군 철수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