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기시다 이어 자민당 지지율도 최저…정권 넘겨준 2009년보다 낮아

2024-06-17 17:21
민주당에 정권 내준 아소 내각 시절인 20%보다 떨어져
기시다 내각 지지율, 2021년 10월 출범 후 최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사진=캐네디언 프레스·AP·연합뉴스]


일본 기시다 후미오 내각의 지지율이 10% 중반대까지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17일에는 집권 자민당의 지지율이 2009년 민주당에 정권을 빼앗겼을 때보다도 낮은 수준까지 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자민당은 '비자금 스캔들' 이후 지지율이 줄곧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9월 임기 종료 때까지 지지율을 끌어올려 ‘재선’에 도전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이같은 지지율로는 차질이 예상된다. 내각 지지율과 당 지지율 모두 사상 최저 수준인 10~20%대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쇄신’의 이미지를 가진 후보를 내세워도 힘겨운 싸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아사히신문이 지난 15∼16일 전화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자민당 지지율은 19%를 기록했다. 5월 조사치보다 5% 포인트나 떨어진 수치로, 아사히가 현행 무작위 전화 방식(RDD)으로 지지율 조사를 시작한 2001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아소 다로 전 총리 시절이었던 2009년에 자민당이 민주당에 정권을 내줬을 당시인 20%보다도 낮다.

기시다 총리가 이끄는 현 내각에 대한 지지율도 전월보다 2% 포인트 다시 하락하면서 내각 출범 후 최저인 22%를 기록했다.

응답자의 84%는 "정치 자금 문제를 반복해온 자민당이 체질을 바꿀 수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또 83%가 비자금 스캔들에 대한 기시다 총리의 대응을 "평가하지 않는다"고 부정적으로 응답했다.

자민당 외 다른 정당의 지지율은 입헌민주당이 8%로 두 번째를 차지했고, 일본유신회가 3%, 공명당이 3%, 공산당이 3%로 나란히 뒤를 이었다.

앞서 일본 공영방송 NHK가 지난 7~9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은 한달 전보다 3%포인트 하락한 21%로 집계됐다. 정권이 출범한 2021년 10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2012년 12월 자민당이 정권을 되찾은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기도 하다.

지지통신 역시 이달 7∼10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기시다 내각 지지율이 전달보다 2.3% 포인트 하락한 16.4%로 나타나 자민당 재집권 후 최저라고 13일 보도했다. 통신은 이같은 결과에 대해 "자민당 파벌 비자금 사건을 계기로 한 정치자금규정법 개정 등의 대처가 지지율 회복으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자민당이 마련한 정치자금규정법 개정안은 중의원을 통과하고 참의원에서 심의 중이다. 정치자금 모금 행사인 '파티'에서 판매하는 '파티권' 구매자 공개 기준액을 현재 '20만엔(약 176만원) 초과'에서 '5만엔(약 44만원) 초과'로 낮췄다. 하지만 야당이 요구하는 기업과 단체의 헌금 금지는 포함되지 않았다.

지지통신은 개정안에 대해 '부정 평가'가 72.2%로 '긍정 평가'인 17.8%의 4배에 달한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