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견미리 남편 주가조작 무죄 파기..."거짓 기재 통해 금전적 이익 얻어"
2024-06-16 14:43
대법, 견미리와 남편·공동운영자 유죄 판결..."취득자금 조성 경위에 관한 공시는 회사 경영·투자 판단에 영향 미쳐"
견미리 남편 2014년 코스닥 상장사 운영하며 주가 인위적으로 부풀려 유상증자 받은 주식 매각
견미리 남편 2014년 코스닥 상장사 운영하며 주가 인위적으로 부풀려 유상증자 받은 주식 매각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견미리 남편 A씨와 회사를 공동 운영한 B씨 등 4명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한 뒤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취득 자금 조성 경위에 관한 공시는 회사 경영이나 투자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중요 사항에 해당한다"며 "거짓으로 기재된 주식이 총 주식 중 1.56%에 이르고, 이는 변동 보고의무 발생 기준이 되는 1%를 초과하는 규모"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B씨 등이 자기 자금으로 신주나 전환사채를 인수했다고 공시되면 최대주주 겸 경영진이 회사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할 여력이 있다는 인식을 줘 주가를 부양하거나 하락을 막는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는 회사의 중요 사항에 관한 거짓 기재를 통해 금전 등 이익을 얻고자 한 행위"라고 판시했다.
앞서 A씨 등은 2014년 11월∼2016년 2월 한 코스닥 상장사를 운영하며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유상증자로 받은 주식을 매각해 23억7000만여 원 차익을 챙긴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해당 회사는 2015년 3월 유상증자 과정에서 당시 회사 대표 B씨와 견씨가 각각 자기 돈 6억원을 들여 신주를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그러나 B씨는 기존에 보유하던 주식을 담보로 대출받아 취득 자금을 마련했고, 견씨 역시 6억원 중 2억5000만원을 차용한 것으로 조사 결과 드러났다.
같은 해 12월에도 B씨와 견씨는 각각 15억원을 차입해 전환사채를 취득했고, 사측은 이들이 자기 자금으로 전환사채를 샀다고 공시했고, 결국 주식과 전환사채 취득 자금 조성 경위를 사실과 다르게 공시한 게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에 해당하는지가 재판에서 주요 쟁점으로 작용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위법한 허위 공시에 관여한 혐의를 인정해 A씨에게 징역 4년과 벌금 25억원을, B씨에게 징역 3년과 벌금 12억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B씨와 견씨의 주식·전환사채 취득 자금 조성 경위에 관한 공시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의 판단 기준인 '중요 사항'으로 볼 수 없다며 이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