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서두르지 않겠다"…신중한 파월, 금리인하에 거리둬

2024-06-13 04:46
"인플레 너무 높아"…보수적 태도 시사
연준 금리 동결…점도표 연내 1회 인하 제시
고용지표 다소 '과장'…주거비 우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12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이 상당히 완화됐지만, 여전히 너무 높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처럼 말하며 “인플레이션을 2% 목표로 되돌리는 데 전념하고 있다”며 통화정책에 있어서 보수적인 태도를 고수하겠다고 시사했다.

연준은 이날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현재의 5.25~5.50% 7회 연속 동결했다. 또한 점도표를 통해 연내 1회 0.25%포인트 금리인하를 예상했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 내내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반복적으로 강조했다. 통화정책을 너무 늦게 혹은 너무 빠르게 대응하지 않으면서도, 물가에 있어서 보수적으로 접근하겠다는 것이다. 9월 금리 인하가 가능하냐는 질문에는 답변을 피하면서도, 이를 배제하지 않는 등 매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파월 의장은 “우리 경제는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 노동 시장은 계속해서 강력한 일자리 증가와 낮은 실업률로 더 균형을 이루게 됐다”면서도 “인플레이션은 최고 7%에서 2.7%로 크게 완화됐지만 여전히 너무 높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강력한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인플레이션을 2% 목표로 되돌리는 데 전념하고 있다”며 제약적인 기조를 유지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주거비가 예상보다 빨리 둔화되지 않는 점 등을 우려했다. 
 
다만 파월 의장은 최근 인플레이션 지표는 물가 압력 진정의 징후를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초에 받은 인플레이션 데이터는 예상보다 높았지만, 최근 몇 달간의 수치는 다소 완화됐다”며 “장기적인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잘 고정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지속 가능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을 강화하기 위해 더 많은 좋은 지표를 볼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이날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3% 오르며, 전월(3.4%) 대비 둔화했다. 전문가 예상치(3.4%)보다 낮았다. 근원 CPI는 4월 3.6%에서 3.4%로 둔화했다.

파월 의장은 "SEP(경제전망 요약)에 포함된 내용은 오늘 받은 데이터를 반영하고 있다. 하루 만에 이를 반영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사람은 반영하지만 대부분 사람은 일반적으로 (단 하루 만에) 반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고용 시장과 관련해 파월 의장은 전반적으로 팬데믹 이전으로 돌아갔다고 시사했다. 그는 "광범위한 경제지표들은 현 미국의 노동시장 여건이 팬데믹 직전 우리가 위치했던 지점으로 복귀했음을 보여준다"며 "상대적으로 단단(tight)하지만 과열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파월 의장은 최근의 강력한 고용 지표가 다소 "과장된 것"일 수 있다고 봤다. 그는 “다소 과장된 표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있지만, 여전히 강하다"면서도 "우리는 점진적인 냉각, 더 나은 균형을 향해 점진적으로 나아가는 것을 보고 있다”고 했다. 지난주 발표된 5월 미 비농업 신규 고용은 27만2000명으로 시장 전망치(18만5000여명)를 크게 상회한 바 있다.
 
파월 의장은 “정책이 충분히 제한적인지 여부는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정책이 제한적이고 우리가 기대했던 효과를 내고 있다는 증거는 분명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