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냐, 알테오젠이냐…코스닥 2위 두고 '8000억' 차이 엎치락뒤치락

2024-06-13 16:28
알테오젠 시총 연초 5조원에서 14.3조원으로 급등, 에코프로 시총 넘어서

2023년 12월말(왼쪽) 대비 2024년 6월 13일 현 주가 기준. [자료=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2위를 두고 자리다툼이 벌어지고 있다. 약 1년 간 자리를 지켜왔던 에코프로는 알테오젠에 자리를 내줬다. 주가 부진에 시달리던 이차전지 업종의 주가가 반등을 보이면서 재탈환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다만 알테오젠이 플랫폼 기술 수출이라는 강점을 지니고 있는 만큼 향후 성장세가 더 기대된다는 점에서 2위 자리를 사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알테오젠의 시가총액은 14조2704억원으로 코스닥 시총 2위다. 에코프로는 13조4470억원으로 3위에 올라 있다. 2위와 3위의 시총 차이는 8234억원에 불과하다. 이틀 간 알테오젠이 더 크게 하락하면서 시총 규모도 격차가 좁아졌다.

에코프로는 올해 알테오젠에 1년 가까이 지켜오던 시총 2위 자리를 내줬다. 알테오젠은 전날 장중 28만5500원까지 오르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주가 상승세가 매섭다. 시총 순위는 지난해 말 7위에서 높아졌다. 시총도 6개월도 채 되지 않아 5조원대에서 약 15조원으로 뛰어올랐다. 1년 전인 지난해 6월만 해도 시총 순위는 10위권 밖이었다.

알테오젠의 주가가 급상승한 건 회사가 보유한 플랫폼 기술 덕분이다.  플랫폼 기술은 다양한 신약후보물질에 활용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이다. 알테오젠은 정맥주사(IV)를 피하주사(SC) 제형으로 전환하는 'ALT-B4'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머크는 이 기술을 자체 개발한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에 적용하는 임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 2월 말 양사 간 계약이 비독점에서 독점으로, 마일스톤 상향 및 로열티 추가 수령 계약으로 변경되면서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 머크가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를 통해 알테오젠의 기술을 적용한 '키트루다 SC'를 기존 키트루다의 모든 적응증에 활용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주가는 더욱 뛰어올랐다.

에코프로는 지난해부터 조정을 받아온 이차전지주가 최근 들어 반등 조짐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알테오젠과의 자리다툼에 관심이 쏠렸지만 3위로 밀려났다.

지난해부터 이차전지주는 전세계 전기차 수요 둔화와 중국 업체와의 경쟁 심화 등으로 주가 부진에 시달렸다. 최근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에 반(反) 보조금 성격의 관세를 매길 것이란 소식까지 전해졌지만 이는 단기 이슈에 그쳤다.

에코프로를 두고는 전기차 전환이 더디고 중국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업체 간 경쟁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여전히 외형 성장에 한계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알테오젠은 플랫폼 사업이 지속적인 기술이전으로 현금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어 신약 대비 리스크가 낮고 수익 창출력이 뛰어나다는 점에서 2위 사수 여부가 더 높게 점쳐진다.

현재 국내 증권사들이 제시한 알테오젠의 목표주가는 30만원이다. 증권가에서는 알테오젠이 추가적인 기술이전에 따라 기업가치가 계단식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SC 제형이 짧은 투약 시간과 주입 반응(IRR) 부작용 개선 등이 확인되면서 SC 제형화 수요는 더욱 커질 전망"이라며 "키트루다 SC의 허가 이후 기술 이전 속도는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