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 보이콧' 여 '특위정치' 시작…세제특위, 종부세 개편 페달

2024-06-12 16:20
與, 특위 열고 부안 지진· 북한 오물 풍선 등 현안 논의
추경호 "여야 합의 없으면 대통령 재의요구권 강력 건의"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회정치 원상복구 의원총회에서 추가 발언을 하기 위해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상임위 보이콧'을 선언한 국민의힘이 '민생' 이슈에 방점을 찍은 특별위원회(특위) 체제의 정치를 시작하고 관계 부처와 함께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개편을 위한 페달을 밟았다.
 
야당이 주도하는 상임위를 거부하고 당정이 협의하는 15개 특위를 꾸려 입법 성과를 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세제개편특별위원회는 12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총 5회에 걸쳐 종부세와 상속세 개편 등을 주제로 토론회를 연다. 특위 위원장을 맡은 송언석 의원은 이날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종부세를 폐지하거나 재산세와 통합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지난해 기준 4조2000억원 규모의 종부세를 폐지하면 지방 재원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우려도 있었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종부세 개편 방향을 잡은 뒤 원내 지도부와 상의해 당론으로 개편안을 발의하거나 정부의 내년도 세제개편안에 당 의견을 반영해 수정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 의원은 특위 모두 발언에서 "문재인 정부 동안 부동산 정책의 계속된 실패로 종부세 부담이 중산층까지 늘었다"며 "2023년 종부세 납부자 중 1가구 1주택자 비율이 무려 27%에 육박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7월 말~8월 초 정부의 세제 개편안이 나올 텐데 당과 협의해 국민이 바라고 민생을 살리는 세제가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정점식 정책위 의장은 "세금으로 집값을 잡겠다면 징벌적 과세를 한 결과 1가구 1주택자, 중산층, 연금생활자에게 세금폭탄이 떨어졌다"며 "정부 출범 후 세 부담을 완화했지만 만족할 수준이 안 됐다"고 말했다.
 
회의에 참석한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상속세, 종부세 등 개편과 관련해선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는 만큼 합리적 개선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정부도 협조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종부세 외에도 특위를 통해 부안 지진, 북한 오물풍선, 초3 학생 교감 욕설·폭행사건 등 주요 현안을 다뤘다. 다만 18개 상임위 중 11개 상임위를 가져간 민주당과 '특위 정치'를 시작한 국민의힘 간에 줄다리기가 계속된다면 '두 개의 국회 체제'가 이어질 가능성 또한 존재한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10일 본회의에서 법제사법·운영·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등을 비롯한 11개 상임위원장을 단독으로 선출했다. 국민의힘 의원 108명은 본회의장에 나오지 않았다. 민주당은 상임위원장이 정해지지 않은 남은 7개 상임위 구성 마감 시한을 13일로 정했다.
 
결국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단독 처리하는 법안에 대해선 윤석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요구하기로 정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의회정치 정상복구 의원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상임위는 원초적으로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기에 불참한다"며 "여야 합의 없이 진행되는 법안들이 폭주해 본회의를 통과하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 행사를 강력히 건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