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지도체제 발표 '초읽기'…황우여 "'승계형'은 조선시대 세자 개념"

2024-06-11 16:35
황우여 "한동훈 고생 많았을 것 같다"
與 12일 당헌·당규 개정안 발표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해 대화하고 있다. 2024.05.20[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국민의힘 전당대회 룰과 차기 지도체제 논의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전당대회 일정이 내달 23일로 잠정 결정된 상태에서 유력 당권주자인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등판에도 정치권의 관심이 쏠린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헌당규개정특별위원회는 12일 회의에서 당헌당규개정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개정안은 13일 당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의결된 뒤 이후 전국위원회, 상임전국위원회 등을 거쳐 확정된다.
 
국민의힘은 현행 단일 지도체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과 집단지도체제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여기에 더해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승계형 지도체제'를 띄우면서 논의가 길어지는 모양새다. 당대표 선출 방식인 '당원투표 100%'를 개정해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일정 부분 반영하는 방안도 확정한다. 국민의힘은 현재 여론조사 20% 또는 30% 반영하는 두 가지 방안을 놓고 저울질 중이다. 
 
황 위원장은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승계형 지도체제는 조선시대 왕이 '국본'을 세우는 개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며 "왕이 즉위하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세자 책봉"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세자로 책봉 되더라도 그게 왕은 아니지 않나, 다만 승계권이 있는 것뿐"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집권여당이 된 뒤 총 6명의 대표가 교체됐다. 황 위원장은 "2년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대표가 6명, 사무총장의 경우 권한대행까지 합치면 8명이 바뀐 게 된다"며 "지방선거, 재보궐선거, 대통령선거를 이어서 치러야 하는데 (당이) 빠르게 안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 위원장이 제시한 승계형 체제는 당대표 궐위가 되면 수석최고위원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기존 수석 최고위원 자리는 공석이 되는 시스템이다. 따라서 당대표 부재 상태가 온다고 해서 따로 전당대회를 치르지 않아도 된다.
 
앞서 황 위원장은 2인 지도체제를 제시했지만 한 전 위원장 견제용이라는 지적이 계속되면서 승계형 지도체제로 정정했다. 황 위원장은 한 전 위원장에 대해 "비대위원장을 하면서 고생이 많았을 것 같다"며 "지난 선거(4·10 총선)를 총지휘했는데 당이 제대로 뒷받침했을지 싶다"고 말했다.
 
한 전 위원장은 7월 전당대회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지난해 3·8 전당대회 당시 한 달여 전인 2월 2~3일 후보자 등록을 실시한 점을 이번에도 대입하면 한 전 위원장의 행보도 2주 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지난 7일 불법 대북송금 의혹 사건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은 이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강조하며 정계 복귀에 시동을 걸고 있다. 한 전 위원장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 당선을 감옥 가지 않을 유일한 탈출구로 여긴다"고 지적했다. 한 전 위원장은 "재판을 질질 끌어 선거 이후로 확정을 미루거나 임기 단축 개헌 혹은 탄핵으로 선거를 재판 확정보다 앞당기려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친한계(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한동훈 전대 출마론'에 대해 "위험은 있지만 많은 분들 뜻에 따라 출마하는 게 정치적 책임을 지는 모습"이라며 "적절한 시기 적절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