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2인 지도체제' 군불...당권주자 '한동훈 견제론'에 복잡해진 셈법
2024-06-06 15:37
국민의힘, 2022년 집권 후 당 대표 6번 교체
2014년 9인 집단지도체제 이후 지도부 갈등
與 7일 지도체제 논의 후 12일 당헌·당규 개정
2014년 9인 집단지도체제 이후 지도부 갈등
與 7일 지도체제 논의 후 12일 당헌·당규 개정
국민의힘은 절충형(2인지도체제) 방식을 논의 테이블에 올리며 차기 지도부 시스템을 놓고 저울질을 시작했다. 당 대표 출마 시 당선이 유력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등판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당권 주자들의 셈법도 복잡해질 전망이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2인 지도체제'를 제시하며 원외 의견 수렴을 요청했다.
황 위원장이 띄운 2인 지도체제는 당대표를 뽑은 후 2위를 수석최고위원에 임명하는 게 골자다. 당 대표가 직을 상실할 경우 부대표가 대표직을 승계해 지도부 안정성을 높이려는 취지다. '관리형 비대위'를 이끄는 황 위원장이 '안정성'에 무게를 두는 것은 2026년 지방선거와 2027년 대통령선거를 차질 없이 치르기 위함이다.
집단 지도체제는 다수의 후보들의 출마를 유도해 흥행 효과를 누릴 것을 내다봤다. 대권을 노리는 잠룡들을 육성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현재 국민의힘에서는 한 전 위원장을 포함해 윤상현·나경원·안철수 의원, 유승민 전 의원 등이 당권 주자로 꼽힌다. 이들이 함께하는 지도부가 탄생하면 국민적 관심을 한 몸에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과열 경쟁으로 당내 혼란을 야기할 우려도 존재한다. 국민의힘은 지난 2005년 이전까지 당 대표 1인 체제로 운영됐지만 2005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 대표 시절 만든 당 혁신안에 따라 9인 집단지도체제로 변경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2014년 김무성·서청원·김태호·이인제 등이 참여한 집단 지도체제에서 당 지도부는 극심한 갈등을 겪은 바 있다.
집단 지도체제를 주장해 온 첫목회는 2인 지도체제에 즉각 반대 입장을 밝혔다. 첫목회는 당 대표 선출 규정과 관련해서도 '당원투표 50%, 국민여론조사 50%'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첫목회 간사인 이재영 국민의힘 강동을 당협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연금개혁 토론회 중 기자들과 "우리는 5대5 입장에서 변함이 없고 집단 지도체제로 꼭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한 전 위원장을 위하는 거냐 반대하는 거냐는 측면에서 논의되는 룰 변경이 기준점이 되는 게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민의힘은 지도체제 변경에 대해 '신중론'을 펼치고 있다. 국민의힘 당헌·당규개정특별위원회는 오는 7일 지도체제에 대해 집중 논의하고 12일까지 당헌·당규 개정안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