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수출 증가세에 경기 다소 개선…내수는 회복세 보이지 못해"

2024-06-11 12:00
경제동향 6월호 "내수 부진·수출 회복에 무역수지 흑자 유지"

[사진=연합뉴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회복에 따라 경기 부진이 완화되고는 있지만 고금리 여파로 내수가 둔화하고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1일 '경제동향 6월호'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높은 수출 증가세에 따라 경기가 다소 개선되고 있으나 내수는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수출은 IT 품목을 중심으로 양호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평균 기준으로 자동차의 5월 수출(2.4%)은 증가폭이 축소됐지만 반도체 등 IT 품목(40.8%)의 높은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별로 5월 대(對) 미국 수출은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고 대 중국 수출도 완만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4월 생산도 한 달 전의 부진이 완화되면서 증가폭이 확대됐다. 광공업생산은 조업일수 증가 영향으로 확대폭을 늘렸고 자동차 생산도 반등에 성공했다. 서비스업 생산도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KDI는 "3월의 일시적 생산 둔화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수출 회복세도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내수 부진은 여전하다. 상품 소비와 밀접한 소매판매액은 감소세를 지속하는 추세인데다 서비스 소비도 둔화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 5월 소비자심리지수(98.4)는 기준치를 하회하고 있는 상황이다.

설비투자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4월 설비투자는 전월에 이어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기계류 수입액도 줄어들면서 선행 지표에도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건설투자도 둔화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선행 지표 역시 부진하다. 4월 건설기성(불변)은 0.8%의 낮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인허가·건설수주도 낮은 수준에 머물면서 건설투자 둔화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수요 측 물가상승 압력이 낮아지고 공급 측 압력도 완화되면서 물가상승세는 둔화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7%를 기록하면서 두 달 연속으로 2%대를 나타내고 있다. 근원물가도 수요 부진 영향이 반영되면서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다.

금융시장도 전반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고금리 기조의 장기화로 대출 연체율이 상승하는 것은 변수다. 금리와 환율은 등락을 이어갔지만 5월말 기준으로는 전월과 유사했다. 반면 개인사업자 연체율과 가계대출 연체율은 장기 평균을 웃돌면서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KDI는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양호한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내수는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면서 회복세가 가시화되지 못하는 모습"이라며 "내수가 부진하면서 수출은 회복세를 보이면서 무역수지 흑자 추세가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