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우려..."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울라"

2024-06-09 15:35
"北 오물풍선 도발, 대북전단 살포가 원인...정부, 긴장 고조 행위 신중해야"

정부의 9·19 군사합의 효력정지 결정으로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는 물론 군사분계선 일대의 군사 훈련이 가능해진 가운데 7일 경기도 파주 접경 지역에 기존 대북 방송 확성기가 있었던 군사 시설물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해당 시설물 안에 확성기가 설치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
 
북한의 대남 오물풍선 살포 재개에 윤석열 정부가 9일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결정한 것을 두고 야권은 "자칫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참으로 저열한 방식의 북한 오물풍선 도발은 강력하게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도 "곧바로 확성기 설치와 방송 재개를 천명한 정부의 대응이 현명한 것인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9·19 남북 군사합의가 효력 정지되고 남북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의 우발적인 충돌 가능성이 상존하게 된 상황"이라며 "정부의 이 같은 조치는 국지전으로까지 비화할 수 있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또한 그는 "북한의 오물풍선 도발은 대북전단 살포가 원인"이라며 "정부는 대북전단 살포가 북한의 도발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표현의 자유를 막을 수 없다'면서 방치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헌재의 결정에 따르더라도 정부는 대북 전단살포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위협을 가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마땅히 전단살포 행위를 제지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변인은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조치를 정부가 기필코 하지 않을 수 없었던 이유는 무엇이냐"며 "윤석열 정권이 당면하고 있는 위기 상황을 회피하고 모면하기 위해 북의 도발을 국면 전환에 이용하고 있는 것이라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배수진 조국혁신당 대변인도 "오물풍선을 대북 확성기나 비난만으로 막을 수 있느냐"며 윤석열 정부가 '대북 전단 살포'를 앞세워 '오물풍선'을 유도하고 '남북 긴장 고조'를 부추기고 있는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배 대변인은 "헌법재판소는 남북 간 긴장을 고조시키는 대북 전단 살포는 제한되어야 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며 "어째서 '표현의 자유'를 '대북 전단 살포의 자유'로 둔갑시키냐"고 꼬집었다.
 
아울러 "윤석열 정부는 남북 간 긴장을 완화하며 평화통일을 지향하여야 하는 국가의 책무마저 헌신짝 취급하고 있다"면서 "격노만 할 줄 알지 대화와 협상은 뒷전인 정부를 국민은 지켜만 보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