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오늘 중 대북 확성기 설치·방송할 것"

2024-06-09 13:44
장호진 안보실장 주재 NSC 개최…대응 방안 논의
北, 8일 만에 오물 풍선 재살포…이틀간 330여 개

대통령실은 9일 오전 10시 30분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의를 열어 북한의 오물 풍선 재살포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한강 잠실대교 인근에서 발견된 대남 풍선. [사진=연합뉴스]

북한의 계속된 오물 풍선 살포에 대응해 정부가 결국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기로 했다. 

대통령실은 9일 오전 10시 30분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의를 열어 북한의 오물 풍선 재살포에 대해 이 같은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북한이 8일 만에 오물 풍선을 다시 살포한 것에 대해 우리 국민의 불안과 사회의 혼란을 야기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하고, 지난달 31일 정부 입장을 통해 예고한 대로 상응 조치를 취해 나가기로 했다.

안보실 관계자는 "우리가 취하는 조치들은 북한 정권에게는 감내하기 힘들지라도 북한의 군과 주민들에게는 빛과 희망의 소식을 전해줄 것"이라며 "오늘 중 대북 확성기를 설치하고, 방송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남북 간 긴장 고조의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 측에 달려있을 것임을 분명히 한다"면서 "정부는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확고하고 빈틈없는 대비 태세를 유지할 것이며, 우리 국민 안전과 국가 안보에 만전을 기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전날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330여 개의 오물 풍선을 띄웠고, 현재까지 우리 지역에 낙하한 것은 80여 개다. 확인된 풍선의 내용물은 폐지, 비닐 등의 쓰레기이며, 분석 결과 안전에 위해가 되는 물질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북한은 국내 민간 단체의 대북 전단 배포를 빌미로 지난달 28∼29일과 이달 1∼2일 등 두 차례에 걸쳐 대남 오물 풍선을 날렸다. 이 기간 식별된 풍선 개수는 1000여 개에 달했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는 지난달 31일 "정부는 북한의 최근 도발을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으며, 결코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몰상식한 도발을 멈추지 않으면 감내 힘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통령실은 이달 2일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 이후 처음으로 NSC를 가동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당시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는 문제는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미 경고했기 때문에 필요한 절차를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