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대 지주택' 김포 스카이타운 부지, 결국 삽 못 뜨고 공매 나왔다…2500명 조합원 어쩌나
2024-06-06 16:58
추가 분담금 등의 문제로 사업이 표류한 경기 김포시 사우5A 도시개발구역 내 지역주택조합 아파트사업(통합사우스카이타운) 부지가 결국 공매로 나왔다. 조합원과 업무대행사 간 토지소유권 관련 분쟁 등으로 갈등이 이어지다가 사업 추진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2500여명에 달하는 조합원들의 피해도 불가피하게 됐다. ‘원수에게나 권하라’, ‘지옥주택조합’이라는 말로 대표되는 지역주택조합 사업의 위험성을 여실히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6일 한국자산관리공사 자산처분시스템에 따르면 경기 김포시 사우동 331-2 토지 14만903.1㎡, 건물 3만964.73㎡가 공매로 나와 오는 11일 최초 입찰이 시작될 예정이다. 최저 입찰가는 9136억원이다.
업계에서는 9000억원이 넘는 대규모 부지인 데다 공사비 상승과 고금리로 인한 금융비용 등으로 사업성이 떨어져 이번 공매에서 새 주인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8월까지 총 16회차 입찰이 예정돼 있으며, 유찰이 거듭돼 마지막 회차까지 이르게 되면 최저 입찰가는 4233억원까지 낮아지게 된다.
김포 통합사우스카이타운은 사우5A도시개발사업 부지(19만4807㎡ 규모) 내 10만4014㎡에 지하 2층~지상 35층, 18개 동, 공동주택 2908가구를 지주택 방식으로 조성하려던 사업이다. 사업비만 1조원 이상, 조합원이 2568명으로 국내 최대 규모 지주택 사업으로 주목받았다.
지난 2020년 조합이 설립되고 2021년 4월 공동주택 사업계획 승인을 받았지만, 추가분담금 문제가 사업의 발목을 잡았다. 조합 비대위 측에 따르면 업무대행사인 청일건설이 조합원 모집 초기 대비 토지비·공사비가 상승했다며 3.3㎡당 400만원 수준의 추가분담금 납부를 요구했다. 이에 일부 조합원들은 청일건설이 모집계약 당시 ‘추가분담금 없는 확정분양가’를 약속했다며 반발해 비대위가 만들어지면서 내홍을 겪어 왔다. 결국 대주단은 사업 관계자들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사업 진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지난해 말 조합에 최종 대출연장이 불가능하다고 통보하며 지주택 사업이 파국을 맞게 됐다.
전문가들은 지주택 사업의 경우 사업이 무산되거나 장기화되는 사례가 빈번해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한다. 지주택은 사업예정지의 소유권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을 계획해 조합원을 모집하고, 조합원으로부터 조달된 자금을 바탕으로 대지 소유권을 취득해 사업계획승인을 받아 주택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일반 재개발, 재건축과 달리 지주택은 준공시기가 확정되지 않는다.
김예림 법무법인 심목 대표변호사는 "지주택은 조합원들이 자체 투입한 분담금을 다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업무대행사의 역할은 조합원 가입을 유도하는 단계까지이고, 그 이후로 사업이 원활히 추진되는 경우가 드물다"며 "토지확보비율이 80% 이상은 돼야 추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