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압박하는 금감원…과당경쟁·실적 부풀리기 칼 빼나

2024-05-30 16:40
이복현 원장, '보험회사 CEO 간담회' 개최…"보험업계, '민원왕' 불명예"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보험업계에 출혈경쟁을 벌이지 말라고 경고하면서 금융당국이 주도하는 '보험개혁회의' 동참을 강조했다.

이 원장은 30일 서울 종로구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보험회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를 열고 "보험산업이 포화한 시장에서 성장을 위한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출혈경쟁으로 소비자 신뢰가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 원장은 금융당국이 지난 7일 발족한 '보험개혁회의'에 업계도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험개혁회의는 보험산업 신뢰 회복과 혁신을 기치로 △영업 관행 △상품구조 △건전성 규제 등 업계 전반에 대한 복합적인 개선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출범했다.

보험개혁회의에는 금융당국, 보험권 협회, 연구기관, 보험회사 등이 참석하지만 당국이 키를 잡은 만큼 고강도 대책이 도출될 가능성이 크다. 보험업권 안팎에서는 보험개혁 자체가 업계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 원장이 이날 "보험업계가 '민원왕'이라는 불명예를 지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한 것도 보험개혁회의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금감원이 연일 보험업계를 압박하고 나선 것은 최근 업계에 동시다발적으로 이슈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선 단기납 종신보험, 유사암 진단비 등 과당경쟁이 발생하면서 금감원이 제동을 걸었다. 또 IFRS17 도입 후 보험사들이 무해지 보험과 계리적 가정을 활용해 실적을 부풀리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금융당국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대책에 있어서 보험업계가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본다. 이 원장도 "신디케이트론은 PF 시장 자금 선순환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며 "보험업계가 기관투자자로서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과당경쟁 등 보험업계가 시정해야 할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에 대한 금융당국의 압박이 보험업권 전체에 대한 규제 강화라는 결론으로 이어질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