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고등학생부터 외국인 유학생까지"…5000명 몰린 '기업은행 경기도 일자리박람회'

2024-05-28 16:00
경기·서울 20여개 대학 유학생 300여명 참여
현장서 면접 연계하는 '매칭 컨시어지' 진행
산업 간접체험하는 '전략산업 테마파크' 인기

IBK기업은행이 28일 오전 10시 수원 컨벤션센터에서 경기도, 경기도 일자리재단, HDC현대산업개발과 공동으로 ‘경기도 일자리박람회’를 개최했다. [사진=정윤영 기자]
 

"한국 온 지 4년 정도 됐어요. 이번에 대학원을 졸업하면서 취업 준비를 시작했는데 박람회에서 한국어 이력서를 첨삭 받았어요. 유학생이다 보니 취업사이트 하나 찾는 것도 어려웠는데 관련 정보를 많이 얻어갈 수 있어서 좋아요."

IBK기업은행이 28일 수원 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경기도 일자리박람회'에는 취업준비생, 특성화고 학생, 외국인 유학생, 군인 등이 모여 북새통을 이뤘다. 4년 전 카자흐스탄에서 한국으로 유학을 온 오티젠씨(35)는 이번 박람회에서 자기소개서 컨설팅과 외국인 유학생 취업상담을 받았다. 컨설팅은 오티젠씨가 관심 있는 기업에 맞춰 진행됐다. 정치외교학을 전공한 오티젠씨는 "한국이 정보기술(IT) 쪽으로 유명하다 보니 IT 스타트업 영업 쪽에 관심이 생겼다"며 "외국인인 데다가 관련 전공이 아니라 취업이 막막했는데 박람회에서 다양한 일자리나 업계 정보를 들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모빌리티·인공지능(AI) 등 전략산업 기업과 산업단지공단 회원사, 대기업 우수 협력사 등 100여개사가 참가한 이날 박람회에는 5000여명이 몰렸다. 특히 이번 박람회부터는 외국인유학생 취업 연계도 지원 분야에 포함되며 외국인 유학생 참가자도 늘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외국인 유학생의 국내 중소기업 취업매칭을 위해 지원 분야를 넓혔다"며 "경기·서울 소재 20여개 대학 유학생 300여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경기도일자리 박람회에 참가한 구직자, 학생들이 관심 기업과 채용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정윤영 기자]

기업 인사담당자들이 자리한 각 기업의 부스 앞에는 면접 복장을 갖춰 입은 구직자들과 교복을 입은 학생들로 북적였다. 경기도 기업으로 이직을 준비 중인 고민지씨(28)는 "대구에서 졸업 후 일자리가 많은 경기도로 오게 됐다. 최근 화장품 회사로 이직을 준비하고 있어 박람회를 찾았다"며 "오후에 한 기업의 면접을 신청해 두어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취업컨설팅 △기업매칭 △사후관리 등 전문적인 취업 컨설팅을 제공하는 '매칭 컨시어지'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구직자가 현장에서 이력서를 제출하면 '컨시어지'가 상담 내용을 바탕으로 참가기업과 연계를 하는 형식으로 이뤄진다. 구직자는 관심 있는 기업과의 채용 상담뿐 아니라 면접까지 현장에서 볼 수 있다. 채용상담과 면접은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으로도 예약할 수 있다.
 
올해 경기도일자리 박람회에서 '전략산업 체험 테마파크'가 신설됐다. 참가자들이 모빌리티·인공지능(AI) 분야 체험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정윤영 기자]

취업컨설팅 외에도 다양한 산업군을 경험해 볼 수 있는 체험 행사도 마련됐다. 특히 기업은행이 올해 처음으로 신설한 '전략산업 체험 테마파크 프로그램' 부스 앞에는 이른 시간부터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이 행사는 실제 산업현장에서 어떤 식으로 산업이 적용되고 있는지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반도체 제조공정을 VR·AR을 통해 체험하고, 비건 화장품 직접 써보는 방식이다. 경기도 안양의 한 특성화고 학생인 박세은씨(19)는 "경영·마케팅 계열로 취업을 준비 중인데 아직 가고 싶은 산업군을 정하지 못했다"며 "이런 체험 행사를 하면서 몰랐던 산업에 흥미도 생기고, 진로를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기업은행은 앞으로도 다양한 지역과 함께 일자리박람회를 개최할 전망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현재 우리나라 중소기업 1500만곳 중 26%가 경기도에 위치해 있다"며 "다양한 지역과 지속적으로 박람회를 추가로 열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