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메이커] 최태원 회장 "머리를 맞대고 공동의 과제 해결하자"

2024-05-27 13:29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가운데)과 도쿠라 마사카즈 게이단렌 회장(왼쪽), 런훙빈 CCPIT 회장(오른쪽)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회관에서 열린 '제8차 한·일·중 비즈니스 서밋'에서 공동성명서에 서명한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대한상공회의소]


한국과 일본, 중국 기업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경제 활성화와 지속 가능한 발전 등 3국 간 경제협력 활성화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다짐했다.
 
특히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은 민간 차원의 한·일·중 협력 플랫폼 설립을 제안하면서 각국의 시급한 경제 현안에 대한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대한상의는 27일 상공회의소회관에서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와 공동으로 '제8차 한·일·중 비즈니스 서밋'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를 계기로 개최된 이번 서밋에는 각국을 대표하는 기업인과 각국 정부 관계자 등 280여 명이 참석했다.
 
한국 측에서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 손경식 경영자총협회 회장, 최진식 중견기업연합회 회장, 김윤 한일경제협회 회장 등 경제단체를 비롯해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 이희범 부영그룹 회장, 명노현 LS 부회장 등 기업인들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조태열 외교부 장관 등 정부 관계자 90여 명이 참석했다.
 
최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우리 3국은 오랜 역사와 문화를 공유하고, 지정학적·경제적으로 상호 연관성이 높은 이웃 국가"라며 "함께 머리를 맞대고 힘을 합치면 국제질서의 험난한 파고를 넘고, 공동 과제에 슬기롭게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간 차원의 3국 협력 플랫폼 설립을 제안한다"며 "협력을 연구하는 플랫폼을 기반으로 시급한 경제 현안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고 후속 조치도 함께 고민해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 회장은 우선적으로 손쉽게 추진 가능한 공동사업을 통해 성공사례를 축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성공사례가 하나둘 쌓이다 보면 국민들의 신뢰를 얻고, 경제는 물론 사회 전반으로 협력 분위기를 널리 확산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경제 활성화'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주제로 진행한 주제발표에서는 허용석 현대경제연구원장이 3국 간 경제협력 활성화를 위한 세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허 원장은 △디지털 전환 △교역·교류 확대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 등 세 가지 안을 제시하면서 "세 나라는 유사한 산업구조를 갖고 있어 경쟁하는 분야와 보완하는 분야가 같다"며 "기계, 원자력, 수소, 신재생에너지 분야 등에서 한·일·중 3국이 보완을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세 나라가 협력하면 역내 시장뿐 아니라 역외 시장까지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며 "특히 공급망과 관련해서 우리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공급망 경색을 경험했다.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강조했다.
 
경제 활성화에 대한 논평을 맡은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은 '공통의 경험'을 통한 3국 간 경협 방안을 역설했다.
 
장 의장은 "30년 정도 IT업계서 일했는데 최근만큼 국가 간 장벽이나 정세가 불안한 것을 느낀 적이 없다"며 "우리 회사의 게임 '배틀그라운드'를 통해서 전 세계 젊은이들이 공통의 경험을 갖는다. 하드웨어적 요소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보면 e스포츠 같은 공통의 경험이 어떤 것도 극복할 수 있는 굉장히 중요한 요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영주 종근당 대표는 지속 가능한 발전에 대한 주제발표 논평을 통해 효율적인 의료서비스와 새로운 치료제 개발이 고령화 등 3국이 직면한 과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지구촌 자체가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효율적인 의료서비스나 새로운 치료제 개발이 당면한 과제"라며 "국내 제약사들은 막중한 사명을 갖고 혁신적인 솔루션 제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고령화 대응 의료협력은 세계에서 고령화가 가장 빠르게 나타나는 한·일·중이 협력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3국 경제단체는 비즈니스 서밋의 주제발표에서 논의된 내용을 실행하기 위해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공동성명서에는 3국 경제계가 경제 활성화를 위해 디지털 전환과 교역 활성화, 공급망 안정화 분야에서 협력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그린 전환과 고령화 대응, 의료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는 다짐이 담겨 있다. 3국 간 민간 경제협력 회의체로 내실화하기 위해 '실무협의체'를 마련하겠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27일 오전 서울 상공회의소회관에서 열린 '제8차 한·일·중 비즈니스 서밋'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대한상공회의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