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아닌 리창?...한중일 정상회담 '구조적 한계' 이번에도 못 넘었다
2024-05-26 18:00
시진핑 '1인 체제' 강해지면서 유명무실해진 '中 책임총리제'
한‧일‧중 정상회의가 4년 5개월 만에 26~27일 서울에서 개최되면서 '3국 협력체제 복원'의 분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국가정상'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참석하는 한국과 일본과는 달리, 중국은 '1인자' 시진핑 주석이 아닌 '명목상 2인자'인 리창 총리가 참석하면서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윤 대통령은 26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리 총리와 기시다 총리와 연쇄 양자회담을 가졌다. 또 3국 정상은 이튿날인 27일 정상회의를 하고 △인적 교류 △기후변화 대응 △경제통상 △보건 및 고령화 대응 △과학기술 디지털 전환 △재난 및 안전 등 6개 분야의 협력 방안을 담은 공동선언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3국 협력의 궁극적인 목표는 세 나라 국민들이 서로를 신뢰하면서 활발히 교류하고 건강하고 안전하게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3국 모두의 경제 발전을 촉진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정상들은 한‧일‧중 '플러스 엑스(+X)'의 기치 하에 3국 협력의 지역적 범위를 양자관계와 지역 협력의 차원을 넘어 인도‧태평양 지역, 그리고 글로벌 차원으로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안보 분야 성과에 대한 기대가 어려운 배경에는 3국 정상회의의 구조적인 한계가 있다. 한·일·중 정상회의의 계기는 1999년 아세안(ASEAN)+3(한·일·중) 정상회의에서 찾을 수 있다.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일본 총리, 주룽지 중국 총리가 조찬 회동을 하면서 3국 정상회의가 만들어졌고, 2008년부터 3국이 돌아가며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시스템이 만들어졌다.
3국은 서로 이견이 불가피한 민감한 정치·외교·안보 이슈 대신 상호 의견 접근이 쉬운 경제·인적·문화교류 등의 협력에 집중해 결과적으로 협력 고도화를 이끌어내자고 의견을 모았다. 이에 중국 측 참석자는 외교·국방을 맡는 주석 대신 경제·내치를 맡는 총리가 참석하게 됐다.
이에 외교가에서는 한·일·중 정상회의가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중국 측 참석자가 총리에서 주석으로 격상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교 전문가는 "경제협력과 외교안보 문제를 분리하기 쉽지 않은 시대"라며 "시 주석이 직접 나서거나 리 총리에게 실질적인 권한이 주어져야 3국 정상회의가 위상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