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지금 떨고 있니'···유동성 우려에 카드·캐피털 자금 확보 분주
2024-05-26 16:00
올해 기타금융채 순발행액 3.6조···이달에만 2.3조 껑충
PF 구조조정 본격화 전 추가 충당금 확보에 잰걸음 나서
투심 위축에 조달 여건은 악화일로···신용 줄악화 전망도
PF 구조조정 본격화 전 추가 충당금 확보에 잰걸음 나서
투심 위축에 조달 여건은 악화일로···신용 줄악화 전망도
최근 카드, 캐피털 등 여신전문금융 업계가 순발행액(발행액-상환액)을 키우는 등 자금 확보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 당장 내달부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의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지는데, 리스크 관리를 위한 추가 충당금 적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갚아야 할 만기 도래분이 크다는 점을 고려할 땐 차환 부담도 갈수록 커질 전망이며, 이에 따른 수익성 악화도 업계 전망을 어둡게 한다.
26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올해 기타금융채 순발행액은 3조5753억원을 기록했다. 기타금융채는 카드, 캐피털 등 여전사에서 발행하는 채권을 의미한다. 기타금융채의 순발행액이 많다는 것은 만기 채권을 상환하는 것뿐 아니라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더 많은 채권을 찍어냈다는 것을 뜻한다.
기타금융채는 올해 금리인하 전망이 꺾이고 고금리 부담이 컸던 탓에 지난 1월 7235억원의 순발행액을 기록한 뒤 △2월 298억원 △3월 4896억원 △4월 613억원 등 발행 규모가 크지 않았다. 하지만 이달 들어 순발행액은 2조2711억원으로 급증했고, 지난 한 주(20~24일)에만 1조1750억원에 달하는 기타금융채가 찍혔다.
자금 여력이 충분치 않은 제2금융권으로 우려의 시선이 확대되는 가운데 부동산 PF 대출이 큰 캐피털사는 최악의 경우 충당금을 현재 쌓아둔 것보다 두 배 이상 쌓아야 할 수 있다. 늘어나는 충당금은 곧장 수익성 악화로 연결된다. 실제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캐피털 업계의 부동산 PF 예상 손실이 최대 5조원에 달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자금 상황도 살얼음판이다. 신용등급 'A0' 이하 캐피털사 11곳에선 올해 중 3조7000억원의 채권 만기가 돌아오는데, 업계는 차환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저등급 캐피털채에 대한 수요가 축소돼 차환 과정에서 금리가 뛰고, 이에 따라 수익성·유동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신용등급이 낮은 캐피털사는 자산을 매각해 외형을 줄이고 있는 실정이다. 하반기부턴 실적 저하가 본격화해 신용등급 강등에 대한 물결이 거세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