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DNA를 가진 아이"...교육부 사무관, 정직 3개월 중징계

2024-05-23 13:51
지난해 5급 승진 후 논란 직후 직위 해제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14동 교육부. 2023.10.13[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아이가 '왕의 DNA'를 가졌다는 내용 등이 적힌 편지를 자녀의 담임교사에게 보내 논란을 일으켰던 교육부 사무관이 정직 처분을 받았다.

23일 교육계에 따르면 인사혁신처 중앙징계위원회는 최근 교육부 5급 사무관 A씨에 대해 정직 3개월 처분을 통보했다.

공무원 징계는 파면·해임·강등·정직 등 중징계와 감봉·견책 등 경징계로 분류된다. 정직은 중징계 중에서는 가장 낮은 수위에 해당한다.

앞서 교육부는 자녀의 담임교사에게 갑질을 했다는 논란이 불거진 A씨에 대해 감사를 진행하고 지난해 8월 중앙징계위원회에 중징계 의결을 요구했다. 

A씨는 2022년 10월 초등학생이었던 자녀의 담임교사 B씨를 경찰서와 지방자치단체 등에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하고 학교에 담임교사 교체를 요구했다.

결국 담임교사가 교체됐는데 A씨는 새로 부임한 C교사에게 자녀를 지도하면서 지켜야 할 수칙을 담은 편지를 발송했다. 편지에는 "왕의 DNA를 가진 아이이기 때문에 왕자에게 말하듯이 듣기 좋게 돌려서 말해도 다 알아듣는다" "하지마. 안 돼. 그만!! 등 제지하는 말은 '절대' 하지 않는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A씨는 논란이 불거지자 사과문을 통해 "'왕의 DNA'라는 표현은 아동 치료기관 자료 중 일부"라며 "학교 적응에 어려움이 있는 아이를 위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찾아간 기관에서 준 자료를 전달한 것이 선생님께 상처가 됐을 것까지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사건 당시 교육부에서 6급 공무원으로 일했던 A씨는 지난해 초 5급 사무관으로 승진한 뒤 대전교육청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논란 직후 직위에서 해제됐다. B교사는 경찰과 검찰 조사에서 아동학대와 관련해 무혐의 처분을 받았으며 A씨를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