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가 하락에도 9억 이상 거래는 확대...경기 주택시장 양극화 가속

2024-05-23 18:17
6억 이상 거래 28%, 9억 이상 거래도 12%로 상승
주요 상급지 아파트 거래 증가로 고가 아파트 비중 확대

경기도 광주시 남한산성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전경. 2023.09.22[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올해 경기 지역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이 하락세를 기록 중인 가운데, 9억원 이상 아파트 거래 비중은 오히려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6억원 이상 매물의 거래 비중도 올해 초 20%대 중반에서 지난달에는 20%대 후반으로 상승했다. 상급지 내 아파트 거래량은 꾸준히 증가한 반면, 그 외 지역은 거래 부진으로 시장 양극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경기 내 6억원 이상 아파트의 거래 비중은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을 보면 지난 1월 6억원 이상 아파트가 경기 전체 아파트 매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4.4%(1982건)을 기록했다. 이후 2월 24.6%(1923건), 3월에는 27.2%(2870건)로 상승한 후 지난달에는 28%(2708건)까지 그 비중을 확대했다.
 
특히 9억원 이상 아파트 거래 비중도 10% 넘긴 상태다. 국토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과 2월 경기 내 전체 아파트 매매에서 9억원 이상 아파트가 차지한 비중은 각각 9.3%(765건), 9.7%(762건)에 그쳤다. 그러나 올해 3월 10.8%(1147건)로 비중을 확대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12.2%(1191건)까지 상승했다.
 
상급지를 중심으로 거래량이 늘면서 상대적으로 고가인 아파트의 매매 비중도 동반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기준 경기 내에서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이 7억5000만원 이상인 지역의 거래 증가폭은 경기 전체 아파트 거래량 증가율을 웃돌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경기 전체 아파트의 3월 매매 거래량은 지난해 12월 대비 66.1% 늘었다. 반면 평균 매매가격이 10억3574만원을 기록 중인 성남시의 경우, 같은 기간 월별 거래량이 192건에서 413건으로 115.1% 늘었다.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9억568만원인 하남시도 12월 113건에서 3월에는 236건이 매매돼 거래량이 108% 증가했다. 평균 매가가 7억8422만원인 용인시 수지구도 같은 기간 월 거래량이 177건에서 355건으로 증가하며 2배 이상 거래량이 늘었다.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일부 단지도 최근 신고가를 기록 중이다. 성남시 분당구 이매동 ‘아름마을(풍림)’ 전용 163㎡ 매물은 지난 4월 20억2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다시 썼다. 이는 직전 최고가 대비 3억원 가량 상승한 것이다. 하남시 ‘미사강변효성해링턴플레이스엔에이치에프’ 전용 74㎡는 이달 13일 기존 최고가보다 4000만원 상승한 8억3000만원에 손바뀜됐다.
 
분당구 이매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최근에는 GTX 등 교통 여건 개선으로 기존과 달리 서울 외에 판교나 분당 등 다양한 곳에서 실수요자들이 꾸준히 매물을 찾아 접근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수도권의 전세가격 상승이 매매 수요로 이어지면서, 주요 급지의 아파트 매매가격을 밀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경기와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은 47주 연속 전세가격이 상승 중이다. 지난주 인천과 경기는 각각 0.12%, 0.07% 전세 상승률을 나타냈다.
 
이은형 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도 외곽의 주택 가격은 하락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높은 아파트들의 거래 비중이 늘었다는 것은 결국 현재도 주요 상급지를 중심으로만 거래가 발생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