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 달러' 유상증자 나선 우리銀…하반기 동남아로 영업 확대

2024-05-19 15:00
베트남 유상증자 완료…인니·캄보디아도 상반기 중 마무리

우리은행 전경 [사진=우리은행]

우리은행이 동남아 시장에서 잇달아 유상증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베트남에 이어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 동남아 3대 법인의 자산을 확충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통해 기업금융을 강화하는 동시에 동남아 지역 내 영업력을 확대해 전체 글로벌 부문 수익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총 5억 달러 규모의 해외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먼저 지난달 베트남 법인은 2억 달러의 유상증자를 완료했다. 이달 중엔 인도네시아 법인의 유상증자를 마무리하고, 다음 달 캄보디아 법인까지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캄보디아는 우리은행이 동남아에서 거점으로 삼고 있는 3대 법인이다.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배경에는 현지 시장에서의 영업력 강화 목표가 자리한다. 유상증자로 확보한 우량자산을 활용해 현지 금융 규모를 확대하겠다는 취지다. 동남아 3대 법인의 성장은 전체 글로벌 사업을 성장시키겠다는 중장기 전략의 핵심이다. 우리은행은 이들 법인을 집중 육성해 2030년까지 전체 수익 중 글로벌 부문 비중 25%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장 전략은 지난해 선언한 '기업금융 명가' 재건과도 맞닿아 있다. 통상적으로 국내 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 시 이는 기업금융의 수요 확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은행은 자금이 필요한 기업에 대출을 해주며 기업금융을 성장시킬 수 있다. 이를 위해 선제적인 유상증자 등으로 우량자산을 확보해야 하는 것이다. 실제 베트남의 경우 최근 중국을 대체할 글로벌 생산기지로서 국내 제조기업들의 진출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은행은 유상증자가 완료되는 올 하반기 동남아 시장 공략과 기업금융 확대 등에 본격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미 지난달 말 베트남에서 코로나19로 문을 닫았던 핀테크 특화 창업지원센터 ‘디노랩 베트남’을 약 4년 만에 재오픈했다. 현지에 진출할 국내 스타트업을 지원하려는 차원이다.
 
국가별 법인이 운영 중인 현지 자지점 개수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자지점은 소규모 금융을 중심으로 운영하는 점포를 뜻한다. 지난해 10월 기준 우리은행 동남아 3대 법인의 자지점 개수는 △베트남 20개 △인도네시아 160개 △캄보디아 140개 등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이 해외 진출 시 이미 자리 잡고 있던 각국 현지 은행이 있어 사업 규모를 키우기 힘든 측면이 있다”면서도 “우리 제조기업들이 현지에 진출하면서 발생하는 금융 수요가 많아 이를 공략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