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취임' 라이칭더 신임 대만총통, '中과 현재 관계 유지' 무게
2024-05-19 15:36
'친미반중' 성향 라이 신임 총통, 취임사서 중국과 대화의지 나타내
11월 대선 앞두고 미·중 눈치보기...야당 반발 속 국론 통합 '향후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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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취임하는 라이칭더 신임 대만총통이 중국과 대만 관계에 있어 현상 유지와 안정을 강조할 뜻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대외적으로 새 정부에 중국은 예민한 반응을 드러낸 상태이고, 대내적으로는 야당과 협치가 필요함에도 심각한 분열이 발생해 향후 국정운영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취임을 앞둔 민주진보당(민진당) 소속 라이 신임 대만 총통은 전임자 차이잉원 총통의 '독립' 노선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성동일보, 자유시보 등 현지 매체들이 차기 정부 고위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라이 신임 총통의 취임 연설 내부 브리핑을 들은 고위 관계자는, 라이 신임 총통은 선거 공약이었던 '민주주의와 평화 번영 노선'을 기반으로 중국의 강한 압박에도 온건한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설명했다. 이에 그는 취임사에서 "양안 간 현상 유지를 다짐하고 새 정부가 안정된 현상이 침식되지 않도록 더 큰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언급할 예정이다.
'실용적인 대만 독립운동가'라 자칭하는 라이 신임 총통은 전임자인 같은 당의 차이잉원 총통보다 강력한 친미·반중 노선을 추구한다는 평을 받는다. 그는 당선 기자회견에서도 중국과 대화 의지를 나타내면서도 "중국의 문화 공세와 무력 위협에 맞서 대만을 수호할 각오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중국 당국은 대만이 정식으로 독립을 선언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시 침공도 불사할 뜻을 내비쳐왔다. 중국 상무부는 19일 홈페이지를 통해 대만·미국·유럽연합(EU) 등에서 제조한 특정 자재에 대한 반(反)덤핑 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히며 라이 신임 총통 취임 전부터 견제에 나섰다.
따라서 취임 후 강경 분리 노선을 택할 것이란 평을 듣던 라이 신임 총통이 전임자와 유사하게 유보적 태도를 드러낸 것은 미·중 사이 복잡한 셈법이 작동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독립 성향의 민진당 소속인 차이 총통은 지난 8년 동안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지 않고 미국에 가까워지려 노력했다. 다만 중국으로부터의 독립 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우리는 독립된 중화민국"이라며 모호한 태도를 나타냈다.
라이 총통의 취임식에는 여러 비수교국을 포함한 국가 대표단을 파견할 예정이다. 대만 중앙통신사(CNA)에 따르면 대만 외교부는 취임식 때 총 51개국에서 508명의 대표단이 참석할 것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대만과 수교를 맺은 12개국 중 마셜제도와 팔라우, 파라과이 등 8개국이 정상급 대표단을 파견한다. 비수교국 가운데는 미국과 캐나다, 싱가포르, 유럽의회 의원, 영국, 일본, 호주, 한국 등도 참석한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에 대해 중국 측은 미국에 새 대만 당국이 어떤 식으로든 거래하려고 하면 미·중 관계 역시 틀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내적으로 대만은 심각한 여·야 대치 구도가 형성돼 있다. 지난 1월 총선에서 집권 민진당은 입법원 과반수를 상실해 국정 운영 동력이 떨어진 상태다. 심지어 17일 국회에 해당하는 입법원 내 허위 발언을 형사 처벌하자는 내용의 법안을 놓고 회의장에서 여야 의원이 난투극까지 벌이는 사태가 벌어졌다. 야당을 설득해야 하는 집권 여당 입장에선 내부를 포섭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 여론 통합까지는 여러 과제가 남아있다. 차이 총통은 미국과 가까워지는 대외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대내적으로 여러 분열의 불씨를 남겨뒀다. 전임 정부 집권 동안 대만은 동성 결혼을 합법화했으나 여전히 대법원과 국민투표로 최종 결정을 미뤄둔 상태다. 논란이 큰 연금과 노동 개혁을 단행했으며, 징병 기간을 4개월에서 1년으로 연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