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시즌 맞은 후지산, 예약제 도입하고 최대 3만원 통행료 징수

2024-05-13 17:59
인기 코스 '요시다 루트', 20일부터 하루 3천명 온라인 접수
기존 협력금에 더해 최대 2만 7천원 통행료 내야

후지산을 오르는 등산객들[사진=AFP·연합뉴스]

여름을 앞두고 입산 규제가 풀리는 후지산 일부 구간에서 통행료와 사전 예약시스템이 도입된다. 13일 교도통신과 요미우리신문 등은 혼슈 야마나시현 당국이 후지산 등산 루트 가운데 ‘요시다 루트’를 이용하는 등산객을 대상으로 온라인 유료 예약 시스템을 운영한다고 보도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후지산은 매년 7월 초순부터 9월 초순까지 약 두 달 동안만 정상까지 가는 등산로가 개방된다. 때문에 해당 시즌이 되면 일본 국내 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등산객들이 대거 몰려든다.

후지산의 여러 등산로 가운데 가장 인기있는 요시다 루트는 하루 유료 등산객을 4천명으로 제한하고, 이 중 3천명은 사전 예약을 통해 접수를 받는다. 나머지 1천명은 당일 현장에서 통행료를 받고 입산을 허가해 줄 예정이다.

온라인을 통한 예약은 이달 20일 오전 10시부터 가능하며 등산 전날까지 예약할 수 있다. 예약을 위해서는 통행료 2천엔(약 1만 8천원)을 결제해야 하고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환불은 불가능하다.

지금까지는 ‘후지산보전협력금’ 명목으로 등산객에게 자발적으로 약 1천엔(약 9천원)을 걷어왔다. 이번에 새로 생긴 통행료는 이것과는 별도로 반드시 내야 하는 돈이다. 기존의 협력금에 더하면 최대 3천엔(약 2만 7천엔)에 해당하는 돈을 지불해야만 요시다 루트로 등산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야마나시현 당국은 산장에서 숙박하지 않고 밤을 새며 등산하는 사람들을 막기 위해 산 중턱에 통행 제한용 출입구도 설치하기로 했다. 사전에 산장 예약에 실패한 등산객들 가운데는 철야로 산을 오르는 경우도 많았다.  

후지산은 야마나시현과 시즈오카현이 관리하고 있는데, 시즈오카현에서는 아직 통행료를 도입하지 않고 있다. 단 등산 계획 등을 사전에 등록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운용할 계획이다.

일본에서는 후지산에서 쓰레기 무단 투기와 조난 사고 등이 발생하면서 이전부터 오버투어리즘(관광 공해) 문제가 지적되어 왔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후지산 등산객이 더욱 늘자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는 후지산 보호를 위해 등산객 수 관리를 요구하기도 했다.

최근 후지산은 인증샷 성지로 알려진 야마나시현 가와구치코 인근 편의점에서 ‘특단의 조치’로 거대한 가림막을 설치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가와구치코의 로손 편의점 간판 위로 장엄하게 솟은 후지산 사진이 인터넷 상에서 화제가 되자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완화된 2022년 연말부터 사진을 찍기 위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급증했다.

일본에서는 올해 코로나19 여파가 사라지고 기록적인 엔저까지 겹쳐 관광객이 크게 늘면서, 일부 지자체와 사업체들이 자연 경관을 일부러 차단하거나 관광객들에게 추가 요금을 거두는 대책들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