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원내대표 선거 D-1…당선자 표심은 어디로

2024-05-08 17:47
대통령실과 '운명 공동체' 한 목소리
논란 의식한 듯 물밑 선거운동 접촉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이종배(왼쪽부터), 추경호, 송석준 의원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4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정견발표회'에 참석했다. [사진=구동현 기자]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 경선에 참여한 세 명의 후보가 지지표 확보에 나섰다. 이종배 의원(4선·충북 충주)은 "중도 확장성", 추경호 의원(3선·대구 달성)은 "여야 협상력", 송석준 의원(3선·경기 이천)은 "수도권 민심 회복"을 각각 강조했다. 총선 참패 후 분위기 쇄신을 비롯해 거야 협상, 당정 관계 재정립 등 산적한 과제가 넘쳐나는 가운데 9일 당선인 총회에서 누가 새 원내대표로 선출될지 이목이 쏠린다.

국민의힘은 8일 오후 여의도 국회에서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정견발표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22대 총선 당선자들과 윤재옥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들이 참석했다.

첫 발언에 나선 추 의원은 '민생과 정책' 키워드를 제시했다. 사상 최악의 여대야소로 불리한 상황이지만 그간 쌓아온 협상 경험을 앞세워 더불어민주당에 주도를 빼앗기지 않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추 의원은 "누군가는 주저없이 독배를 들어야 하기에 저 역시 사즉생의 각오로 이 자리에 섰다"며 "민생 현장의 흐름을 빠르게 읽고 정책 방향과 입법 추진에 선제적,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기획재정위원위 간사와 원내수석부대표를 거치며 쌓아온 대야 협상 경험을 언급한 추 의원은 "국민과 함께 거대 야당의 의회 독재에는 강하게 맞서겠다"고 했다. 

세 후보 중 최다선인 이 의원은 충청 지역을 기반으로 한 중도 확장성을 거듭 강조하며 쇄신을 다짐했다. 총선 기간 내내 열세를 보였던 수도권과 충청권 등 지역에서의 전략을 전면 수정하고 초선 의원들에게 가감없이 중책을 맡겨 장기적 인재를 키운다는 게 이 의원의 전략이다.

그는 "저는 우리당의 가장 절실한 중도 확장성을 갖고 있다. 모든 경험을 쏟아부어 국민의힘이 전국 정당으로 거듭나는 데 분골쇄신하겠다"며 "단시간 내에 전문성과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초선 의원님을 우선시해 상임위에 배정될 수 있도록 챙기겠다"고 밝혔다.

송 의원은 '수도권 원내대표'를 자처하며 5가지 공약을 제시했다. 그는 "경제, 사회 갈등, 안보의 위기 상황을 선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정책 정당, 유능한 정당으로 거듭나겠다"며 "더 강해진 야당과 상대하기 위해 상생과 조화의 정신으로 국회를 대화와 타협의 장으로 정상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원 구성에서는 "필요한 상임위원장을 최대한 확보해 중진 의원의 활동 공간을 넓히고 초·재선 의원들이 원하는 상임위에서 보람 있는 의정활동을 하도록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다. 송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수도권 당선자들로부터) 당 체질을 좀 개선하기 위해 원내대표가 꼭 좀 돼야 한다는 열망이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는 9일 오후 2시 당선인 총회에서 투표 방식으로 선출된다. 정치권에서는 취임 후 최우선 과제로 수직적 당정 관계 재정립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세 후보 모두 관료 출신으로 범친윤(윤석열)계로 분류돼 누가 되든 극적인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도 있다.  

실제 정견 발표에서 세 후보는 용산과의 관계를 '운명 공동체'로 규정하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추 의원은 "하나의 운명 공동체라는 인식 하에 신뢰를 바탕으로 한 건강한 당정 체제를 구축하겠다"고 했고, 이 의원은 "운명 공동체인 윤석열 정부와 건강한 당정 관계를 구축해 함께 성공하겠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우리는 여당이다. 국민이 선택한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켜야 할 책임이 있다"며 "개혁 입법과 국정 과제를 성공적으로 이뤄낼 수 있도록 당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다만 한 영남권 재선 의원은 아주경제에 "원내대표가 용산과의 관계에서 수직적, 종속적 관계가 아니라 수평적인 관계가 형성될 수 있도록 역할을 어느 정도 할 수 있어야 되지 않겠나"라고 전했다. 이어 "용산과 수시 소통할 필요가 있지만 관계의 높낮이가 문제다. 지시를 그냥 수행하는 쪽으로 가지 않고 대등한 위치에서 대화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