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부자 도시 1위는 뉴욕, 서울은?

2024-05-08 15:06
미국 도시가 1,2위 차지…도쿄는 3위로 밀려
서울은 전년 보다 3단계 하락한 19위…억만장자 수는 도쿄 추월
中 도시들, 지난 10년간 급성장세

뉴욕 전경[사진=게티이미지뱅크]

뉴욕이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 1위 자리를 유지했다. 미국 증시 상승 및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급등으로 인해 고액자산가(HNWI)들의 자산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7일(현지시간) 글로벌 자산정보업체 뉴월드웰스(NWW)와 글로벌 이민 컨설팅업체 헨리 앤 파트너스가 공동으로 발표한 '2024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50개 도시' 보고서에 따르면 뉴욕은 34만 9500명의 백만장자와 744명의 수백만장자 및 60명의 억만장자를 보유해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 1위를 기록했다. 이는 투자 가능 유동 자산(LIW) 기준 각각 100만 달러(약 13억 6500만원), 1억 달러 및 10억 달러 이상 보유한 고액자산가(HNWI)들의 수를 집계한 결과를 토대로 산정한 것이다.  

또한 뉴욕에 거주하는 고액자산가들이 보유한 자산은 지난 10년간 48%나 늘어난 가운데 뉴욕시민들의 자산은 3조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요 20개국(G20) 국가들의 대부분 도시를 합친 것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보고서는 전했다.

가장 부유한 도시 2위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실리콘 밸리를 포함하는 베이 지역(Bay Area)으로 30만 5700명의 백만장자와 675명의 수백만장자 및 68명의 억만장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이곳의 거주하는 부호들의 재산은 무려 82%나 급증했는데, 이는 4차 산업혁명 및 인공지능(AI) 발전 등으로 인해 정보기술(IT)업계에 종사하는 고액자산가들의 재산이 크게 늘어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유르그 스테픈 헨리 앤 파트너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0년간 금융 시장이 자산 창출의 주요 원동력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 스탠다드 앤 푸어스(S&P)500은 24%, 나스닥은 43% 올랐고 비트코인은 155%나 급등하면서 부유층 투자자들의 재산이 크게 늘었다"며 "AI, 로보틱스 및 블록체인 기술의 빠른 발전이 부의 창출과 축적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10년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로 꼽혔던 일본 도쿄는 백만장자 29만 8300명, 수백만장자 267명 및 억만장자 14명을 기록해 3위로 내려앉았다. NWW 조사에 따르면 도쿄 내 고액자산가들의 재산은 지난 10년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엔저가 크게 작용한 모습이다. 2014년 초만 해도 달러 당 100엔 수준이던 엔 환율은 현재 150~160엔 사이까지 뛰어오른 상태이다.

4위는 중국 고액자산가들의 주요 자본 유출처 중 하나인 싱가포르로, 지난 10년간 고액자산가들의 자산이 64%나 급증한 가운데 "매우 이른 시일 내" 도쿄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NWW는 전했다.

서울은 백만장자 8만 2500명, 수백만장자 195명 및 억만장자 20명으로 19위를 차지했다. 이는 16위를 차지했던 작년에 비해 3단계 내려온 것이지만 억만장자 수에서는 도쿄를 앞섰다. 또한 지난 10년간 고액자산가들의 자산 역시 2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는 중국 도시들의 약진이 돋보였는데,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50개 도시 중 중국 도시는 6개(홍콩 포함)가 이름을 올렸다. 그 중 베이징은 10위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탑10에 이름을 올렸고, 선전은 지난 10년간 고액자산가들의 자산이 140%나 증가하며 리스트에 오른 도시들 중 가장 빠른 자산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외 항저우(125%), 광저우(110%), 베이징(90%), 상하이(84%) 등 다른 중국 도시들도 모두 고액자산가들의 자산이 크게 늘어났다.

헨리 앤 파트너스의 프라이빗 고객 책임자 도미니크 볼렉은 이번 조사 결과와 관련해,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 10곳 중 7곳은 영주권 및 시민권 등을 통해 외국인직접투자(FDI)를 장려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NWW의 앤드류 아모일스 리서치 책임자는 향후 10년간 고액자산가들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도시로 인도 벵갈루루, 미국 스콧데일, 베트남 호찌민시 등을 지목하며, "이 세 도시는 지난 10년간 백만장자 인구가 100% 이상 증가한 곳들이다"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