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1분기 영업이익 반토막...中 '알테쉬' 공습에 흑자 달성 '빨간불'

2024-05-08 15:09
영업이익 61% ↓...7분기 만에 당기순손실
김범석 의장 "한국 시장 낮은 진입장벽 실감"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한국 제조사 상품 구매와 판매에 올해 22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앞에 선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 [사진=쿠팡]

쿠팡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와 비교해 61% 감소했다. 7분기 만에 당기순손실도 기록하면서 적자 전환했다. 중국계 전자상거래(C-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의 공세에 한국 이커머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탓으로 분석된다. 
 
쿠팡이 8일(한국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1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매출은 9조4505억원(71억1400만 달러·분기 평균환율 1328.45원)으로 전년 대비 2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1% 감소한 531억원이었다. 당기순손실은 318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순이익 1160억원에서 적자 전환했다. 2022년 2분기 이후 7분기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이다. 앞서 JP모건은 쿠팡이 로켓배송과 로켓그로스의 성장세에 힘입어 1분기 영업이익 2060억원, 당기순이익 1380억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쿠팡의 실적 부진은 국내 유통업계 진출을 본격화한 중국 이커머스 기업의 영향으로 보인다. 김범석 쿠팡 의장은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중국 이커머스 기업을 언급하며 위기감을 드러냈다. 김 의장은 “중국 이커머스 기업의 시장 진입 장벽이 낮고, 소비자가 클릭 한 번으로 몇 초 만에 다른 쇼핑 옵션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며 “최고의 상품과 가격,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1월 말 인수를 완료한 명품 이커머스 플랫폼 파페치의 실적이 편입된 영향도 쿠팡의 수익성 위기에 한몫했다. 쿠팡이츠와 파페치, 대만 사업 등이 포함된 성장 사업의 조정 에비타(EBITA·상각 전 영업이익) 손실은 24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배 확대됐다.
 
이에 쿠팡은 △물류 투자를 통한 무료배송 확대 △한국 제조사 제품 구매와 판매 확대 △와우 멤버십 혜택 투자 등을 통해 실적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김 의장은 “한국산 제품 직매입 투자 규모를 지난해 17조원에서 올해 22조원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