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전환' 쿠팡...김범석 의장 "지속 투자로 中 커머스 공습 대응"

2024-05-08 10:00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사진=쿠팡]

쿠팡 분기 매출이 처음으로 9조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하며 당기순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8일(한국시간) 쿠팡Inc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1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의 1분기 매출은 약 9조4505억원(71억1400만 달러·분기 평균환율 1328.45원)으로 전년 대비 28%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1% 감소한 약 531억원(4000만 달러)이다.
 
당기순손실은 약 318억원(2400만 달러)으로 지난해 1분기 순이익 1160억원에서 적자 전환했다. 쿠팡이 분기 당기순손실을 낸 것은 2022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7분기 만의 마이너스다. 쿠팡은 “파페치에서 발생한 손실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분기 처음으로 반영된 파페치 1분기 매출 약 3825억원(2억8800만 달러)을 제외한 쿠팡 매출은 전년 대비 23% 성장한 9조680억원이다. 쿠팡은 1월 명품 플랫폼 파페치 인수를 완료하고 1분기부터 실적에 편입했다.
 
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켓그로스·마켓플레이스 등 쿠팡 프로덕트 커머스 매출은 약 8조6269억원(64억9400만 달러)으로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프로덕트 커머스 활성 고객수는 전년 대비 16% 늘어난 2150만명이며, 활성 고객당 매출(원화 기준)은 약 41만8460원(315달러)으로 같은 기간 3% 상승했다.
 
쿠팡 매출총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한 약 2조5625억원(19억2900만 달러)이다.
 
쿠팡이츠·파페치·대만 사업 등 성장 사업 매출은 파페치 편입에 힘입어 약 8236억원(6억2000만 달러)을 달성하며 전년 대비 4배 이상 증가했다.
 
김범석 쿠팡 의장은 컨퍼런스콜에서 “중국 이커머스 기업의 시장 진입 장벽이 낮고, 소비자가 클릭 한 번으로 몇 초 만에 다른 쇼핑 옵션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며 “우린 최고의 상품군과 가격,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물류 투자를 통한 무료배송을 확대하고 한국에서 만든 제조사 제품의 구매와 판매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또 와우 멤버십 혜택 투자를 강화할 계획이다.
 
김 의장은 “향후 몇 년간 수십억 달러의 자본 투자를 지속해 풀필먼트 및 물류 인프라를 강화, 배송 속도를 높이면서 도서산간 지역 등 오지까지 무료배송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앞서 쿠팡은 2026년까지 3년간 3조원 이상을 물류에 투자해 경북 김천, 광주 등 신규 물류센터 8곳을 운영하고 2027년까지 전 국민 5000만명을 대상으로 한 로켓배송 목표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고객 혜택도 확대한다. 와우 멤버십에는 지난해 약 4조원(30억 달러)보다 늘어난 약 5조5000억원(40억 달러)을 투자해 무료 배송, 반품, 멤버십 전용 할인, OTT 서비스 등 고객 혜택을 강화할 방침이다. 김 의장은 “지난 3월 MLB시즌 개막전은 물론, 매년 여름 한국에 생중계되는 세계적 수준의 유럽 축구 경기 등 흥미진진한 스포츠 경기를 무료 시청하는 혜택이 포함된다”며 “최근 전국 와우 회원에 무제한 무료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 쿠팡이츠는 소비자가 가장 반복적으로 부담하는 비용을 없앴다”고 했다.
 
중소기업을 포함한 국산 제조사 상품 구매와 판매 규모도 늘린다. 지난해 약 17조원(130억 달러)에서 올해 약 22조원(160억 달러)으로 투자 규모를 확대해 중국 이커머스 기업의 진출로 시장이 과열된 만큼 고품질 상품 제공을 통해 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의도를 밝혔다.
 
한편, 김 의장은 이번 실적에 처음 편입된 파페치에 대해 “파페치의 여정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며, 연말까지 연간 조정 에비타(EBITA·상각 전 영업이익)가 흑자에 근접하도록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파페치로 인한 손실은 약 1510억원(1억1300만 달러), 조정 에비타 손실 약 411억원(3100만 달러)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