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KF-21 분담금 합의금 3분의1만 내겠다"…정부 "협의 중"

2024-05-06 13:18
1조7000억 중 6000억 납부 제안
제안 수용 시 우리 정부가 1조 부담

한국형 전투기 KF-21 [사진=연합뉴스]
인도네시아가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KF-21) 개발 분담금을 애초 합의한 금액의 3분의1 정도만 납부하겠다고 우리 정부에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정부와 군 당국은 이 제안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최종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6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인도네시아는 이미 납부한 KF-21 개발 분담금 3000억원 외에 2026년까지 3000억원을 추가로 납부해 총 6000억원을 내겠다고 제안했다. 또 KF-21 개발 분담금 총 1조7000억원 가운데 37% 수준만 내는 대신 기술 이전도 3분의1만 받겠다고 전달했다. 

앞서 인도네시아는 2016년 1월 KF-21 개발비의 20%인 약 1조7000억원(이후 약 1조6000억원으로 감액)을 2026년 6월까지 부담하는 대신 관련 기술을 이전받기로 했다.

인도네시아는 KF-21 개발이 완료되는 2026년 6월까지 분납금을 완납하기로 했지만, 경제 사정 등을 이유로 지금껏 3000억원만 납부한 채 계속 연체해 왔다. 이 과정에서 분담금을 팜유와 같은 현물로 내겠다고 하거나 납부 기한을 2034년까지 8년 연장해 줄 것을 우리 정부에 요청하기도 했다.

우리 정부는 KF-21 개발은 2026년에 완료되기 때문에 그때까지 완납해야 한다고 했고, 이에 인도네시아 측이 분담금을 대폭 줄이는 대신 2026년까지 완납하겠다고 수정 제안한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의 수정 제안에 대해 "(인도네시아와) 협의 중"이라면서 "(정부 내에서) 검토 중이며, (수용할지) 아직 방향이 잡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의 제안을 받아들이면 KF-21 전체 개발비 8조8000억원 중 1조원을 우리 정부 예산으로 추가로 부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2015년부터 2028년까지 8조8000억원 사업비를 공동 부담해 4.5세대급 전투기를 개발하는 KF-21 사업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