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기후기술 분야 선점을 위해 은행권과 함께 힘을 모아 총 3조원 규모의 기후기술펀드를 조성한다. 이번 기후기술펀드는 물론, 혁신성장펀드와 성장사다리펀드 등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총 9조원 규모 투자가 진행된다.

금융위원회는 30일 IBK기업은행,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시중은행과 함께 기후기술펀드 조성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이번 협약은 지난 17일 해상풍력 등을 포함한 신재생에너지 설비 증설에 모험자본을 공급하는 미래에너지펀드 조성 협약식에 이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금융지원 확대방안'의 두 번째 후속조치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날 기후기술펀드 조성 협약식에 참석해 "기후기술 시장은 연평균 24.5%의 성장이 예측되는 성장잠재력이 높은 시장"이라면서도 "우리나라는 기후분야의 기술력을 보면 선진국 대비 3년 정도 뒤쳐져 있는 상황이다. 또 민간투자를 기준으로 보면 기후기술에 대한 투자액은 다른 국가에 비해 낮다"고 평가했다.

기후기술이란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과 관련된 기술로, 기후기술 산업은 탄소중립 혁신기술 확보와 상용화를 선도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는 기후기술을 △클린 △카본 △에코 △푸드 △지오테크 등 총 5개 분야로 분류했다. 지난 2022년 기준 전 세계의 기후변화 대응 투자금은 1조6000억달러를 기록했는데, 한국의 투자 규모는 주요 8개국에 들어가지 못했다.

이에 △혁신성장펀드 5조원 △성장사다리펀드 1조원 △기후기술펀드 3조원 등의 기후기술 육성 투자를 진행한다. 이 중 기후기술펀드는 5대 시중은행과 기업은행이 오는 2030년까지 총 1조500억원을 출자해 모펀드를 조성한다. 기업은행은 2625억원을 투자하고, 나머지 5개 은행이 각각 1575억원씩 출자한다. 모펀드는 민간자금 매칭을 통해 총 3조원 규모로 기후기술기업에 투자하게 된다. 운용은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이 맡는다.

김 위원장은 "특히 기후기술펀드를 통해 투자 시 기후기술 보유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일정 수준의 투자비율을 의무화해 적재적소에 자금이 공급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면서 "기후기술펀드가 적극적으로 투자처를 발굴해 불확실성이 크고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려운 기후기술 분야의 성장을 돕는 인내자본의 역할을 수행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하였다.

기후기술펀드는 올해 상반기 중 모펀드를 결성한 뒤, 자(子)펀드 운용사 선정을 진행한다. 이후 내년 3월까지 자펀드 결성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투자를 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