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기업이 국내외 정부로부터 받은 제재금액(과징금)이 2년 전과 비교해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은 10분의 1로 급감했다.

24일 CEO스코어가 매출 기준 500대 기업 가운데 최근 3년간 제재 현황을 공시한 236곳을 대상으로 2021~2023년 제재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기업(해외 법인 포함)이 지난해 국내외 정부로부터 받은 제재금액은 총 224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4665억원)과 비교해 51.8% 감소한 수치다. 2021년(9302억원)과 비교하면 75.8% 줄었다.

같은 기간 한국 정부로부터 받은 과징금 규모는 △2021년 7527억원 △2022년 3651억원 △2023년 1661억원으로 감소했다. 해외 정부의 제재금액은 △2021년 1774억원 △2022년 1014억원 △2023년 587억원이었다.

한국 기업에 가장 많은 과징금을 부과한 국가는 브라질(1724억원)이었고, 미국(735억원), 러시아(561억원) 순이었다.

공정위의 과징금은 90%가량 줄었다. 2021년 3881억원이었던 공정위 과징금은 2022년 2351억원, 2023년 400억원 수준으로 89.7% 줄었다. 공정위의 최근 3년간 누적 과징금은 6632억원으로, 국내 총 과징금(1조2840억원)의 절반(51.7%)을 차지했다.

공정위의 과징금이 줄면서 다른 규제 기관의 과징금 비중이 높아졌다. 지난 3년간 국세청·관세청의 누적 과징금은 4022억원(31.3%),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과징금은 1108억원(8.6%)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기업별 과징금은 신한은행이 336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영원무역(199억원), 하나은행(196억원) 순이었다.

지난 3년 누적 과징금은 현대제철이 1915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 가운데 1776억원(92.7%)은 공정위에서 받은 과징금이다. 삼성중공업은 1725억원의 제재금액을 부과받아 뒤를 이었다. 이는 브라질 페트로브라스로부터 드릴십 3척을 수주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선박 중개인의 위법 행위와 관련된 브라질 정부와 합의금(1724억원) 탓이다.

이어 호텔롯데(1541억원), 아시아나항공(1289억원), 삼성전자(1021억원), 동국홀딩스(964억원), 대한제강(638억원), 대한항공(561억원), 신한은행(418억원), 네이버(364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부과받은 과징금이 100억원을 넘은 기업은 2021년 12곳에서 2022년 9곳, 2023년 7곳으로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