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메이커] "국민 눈높이에서 객관적 말씀 드릴 것" 정진석, 국정 수습 드라이버샷 날릴까

2024-04-22 18:44
일명 '괴력의 중장거리형 골퍼'
친윤계지만 원칙 중시하는 성격
尹대통령에 '할말은 할 것' 기대

신임 대통령비서실장으로 임명된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이 22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인사브리핑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신임 대통령비서실장에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을 임명했다. 이른바 '친윤(친윤석열)계'로 분류되지만 비교적 계파색이 옅은 인물이자 국회 요직을 두루 섭렵하며 뛰어난 정무 감각을 갖춘 정 의원을 참모에 발탁하면서 윤 대통령이 야권과 소통을 강화하고 당정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한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충남 출생·언론인 출신···5선 중진·친윤 좌장
정진석 신임 비서실장은 1960년 충남 공주시 출생으로 성동고와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1985년부터 한국일보에서 15년 동안 사회부·정치부 기자, 정치부·국제부 차장, 워싱턴특파원, 논설위원 등 다수 보직을 역임했다. 부친인 고(故) 정석모 전 의원은 6선 의원 출신으로 내무부 장관, 강원도지사, 충남지사 등을 지냈다.

이후 1999년 자유민주연합(자민련) 충남공주시지구당 위원장으로 정계에 입문한 정 실장은 국민의정부 시절인 2000년 16대 총선에서 부친 지역구였던 충남 공주·연기에 출마해 처음 원내에 입성했다.

17대 국회 시절인 2005년 공주연기 보궐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뒤 국민중심당에 입당해 최고위원과 원내대표 등을 거쳤다. 2008년 18대 국회에서 한나라당 비례대표로 의원직을 수행했고 20·21대 총선에서는 충남 공주연기청양에서 연달아 당선돼 5선 고지에 올랐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을, 19대 국회에서 국회의장 비서실장과 국회 사무총장을 지냈다. 20대 국회에서는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맡았고, 21대 국회에서는 국회 부의장을 역임했다.

정 실장은 2021년 대선 정국 당시 검찰총장이었던 윤 대통령의 정계 입문을 일선에서 돕는 등 대표적인 '친윤 중진'으로 알려져 있다. 2022년 9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퇴임한 뒤 주호영 의원에 이어 비대위원장직을 맡았고 이듬해 3월까지 당을 이끌었다.

현재 5선으로 여당 최다선인 정 실장은 4·10 총선에서 충남 공주부여청양에 출마해 "6선이 된다면 국회의장을 맡겠다"고 선언했지만 낙선했다.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객관적 관점으로 말할 것"
정치권 일각에선 정 실장을 골프에 빗대 '5번 아이언으로 드라이버 거리를 날리는 괴력의 중장거리형 골퍼'라고 언급한다. 기존의 절대적 충성파와 거리가 먼 그가 '할 말은 할 것'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다. 

'친윤계'로 널리 인식되는 정 실장이지만 워낙 원칙을 중시하는 성격이라 윤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라고 할지라도 잘못된 방향에 대해서는 직언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또 오랜 국회 생활로 여야 할 것 없이 두루 친분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범야권과 관계 설정 또한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 실장은 신임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것에 대해 "어깨가 많이 무겁다"며 "여소야대에 정국 상황이 염려되고 난맥이 예상된다. 어려움을 대통령님과 함께 헤쳐나가는 것이 제가 책임을 다하는 길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삼봉 정도전이 '백성을 지모(智謀)로 속일 수 없고 힘으로 억누를 수는 더욱 없다'고 한 것을 인용해 "600년 전 왕조 시대에도 국민을 바라보는 눈높이가 그랬다"며 "지금은 공화국이다.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대통령께 객관적인 관점에서 말씀을 드리려고 노력하겠다"고 입성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