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 30주년, 베니스비엔날레 환하게 밝힌 한국미술의 밤

2024-04-22 10:23
예술위 주최 한국관 30주년 기념 특별전시 '모든 섬은 산이다'
세계미술 파워100 인사 다수 특별전시 개막식 참석
한국미술 다양성·역동성에 대한 세계 미술인들 높은 관심
한국관 역사 30년 토대로, 한국 미술의 국제 진출 가속화 기대

국관 건립 30주년 특별전시 ‘모든 섬은 산이다’ 개막식 전경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정병국·이하 예술위)가 마련한 한국관 건립 30주년 특별전시 ‘모든 섬은 산이다(Every Island is a Mountain)’이 베니스비엔날레에서 주목 받았다.
 
베니스비엔날레 국제미술전 기간동안 자르디니와 아르세날레를 중심으로 본전시와 국가관 전시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을 감안했을 때, 특별전시 개막에 대한 전 세계 미술인들의 관심은 한층 높아진 한국미술의 위상을 실감케 했다.
 
개막 하루 전날이었던 지난 18일 오후 베니스 몰타기사단 수도원에서 열린 개막행사에는 런던 서펜타인 갤러리의 아트 디렉터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 휘트니 뮤지엄 관장 스캇 로스코프트, 샤르자 아트 파운데이션의 디렉터 후어 알 카시미, 국립현대미술관 김성희 관장, 이서현 리움미술관 운영위원장을 비롯한 세계 미술계의 영향력 있는 인물들이 대거 모였다.
 
또한, 영국의 세계적인 조각가 안토니 곰리, 덴마크 아티스트 그룹 슈퍼플렉스, 프랑스의 대표적인 현대미술가 장 미셸 오토니엘 등도 모습을 드러냈다. 뿐만 아니라 곽훈, 강익중, 이형우, 김수자, 문경원, 전준호 등 역대 참여 작가를 비롯해 김홍희, 김선정, 안소연, 주은지, 윤재갑, 김승덕, 이영철 등 역대 예술감독과 국내외 미술 관계자 500여명이 모여 베니스의 중심에서 한국미술의 밤을 환하게 밝혔다.
정병국 예술위 위원장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모든 섬은 산이다’ 전시를 주최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정병국 위원장은 특별전시에 대해 “최근 세계적인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한국미술 작가들을 제대로 알리고, 한국 미술의 위상을 범세계적으로 보여 줄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베를린 국립미술관 큐레이터 안나 카타리나 게버스는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에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훌륭한 작가가 많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됐다”고 말했다.
 
개막행사는 1995년 한국관의 개막 전시에서 곽훈이 선보였던 대금 퍼포먼스를 국립국악원 최초의 여성 대금연주자이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인 서승미와 재연하는 것으로 성대하게 시작했다.
 
다음으로 한국관 건립에 기여한 고(故) 백남준을 오마주하는 퍼포먼스가 뒤를 이었다. 예술위와 백남준아트센터가 공동 기획한 ‘본 죠르노 시뇨르 백 ’에는 뮤지션 휘, 안무가 이양희, DJ 망이실로의 공연이 백남준의 아카이브 영상을 배경으로 펼쳐졌다.
 
정병국 위원장 역시 인사말에서 한국관 건립에 얽힌 백남준과의 일화를 추억하며, 건배사 대신 박카스를 머리 위로 들어올리는 제스처로서 그에게 경의를 표했다.
 
‘모든 섬은 산이다’는 내년이면 건립 30주년을 맞이하는 한국관 역대 전시에 참여한 작가 36명(팀)의 작업을 엄선하여 한국 동시대 미술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전시다.
 
2001년도 한국관 전시에 코디네이터로 참여했던 홍콩 M+ 정도련 부관장은 “당시 새내기 큐레이터에게 한국관은 세계적인 미술현장의 경험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큰 기회였다”고 회상했다. 당시 전시 커미셔너였던 박경미 PKM 대표는 한국계 미국인 작가인 마이클 주와 미국에서 활동하는 서도호를 참여작가로 선정해 한국의 정체성을 확장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별전시는 2015년부터 한국관을 장기 후원해 온 현대자동차가 공식 후원하고, 신한은행, 에르메스, 러쉬코리아, 대한항공 등 다수 기업이 후원·협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