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美 '이스라엘·우크라·대만 다 지킨다'…130조원 규모 지원안 하원 통과
2024-04-21 18:30
미국 하원이 반년간 표류하던 우방국 안보 지원 법안을 20일(이하 현지시간) 통과시켰다. 총 950억 달러(약 130조원) 규모며, 현재 전쟁을 치르고 있는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전쟁 위험이 고조되고 있는 대만에 대해 든든한 지원군이 될 전망이다. 반면 중국계 소셜미디어(SNS) 틱톡 매각을 강제하는 법안도 통과돼 대중국 규제는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터와 CNN 등에 따르면 미국 하원은 이날 본회의에서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대만에 대한 지원안을 표결에 부쳐 가결했다. 우크라이나 지원안은 608억 달러(약 84조원) 규모, 이스라엘 지원안은 260억 달러(약 36조원) 규모다. 대만을 중심으로 한 인도·태평양 우방국 안보 지원안은 81억 달러(약 11조원) 규모다. 특히 우크라이나 지원 규모는 러·우 전쟁 발발 후 미국이 현재까지 750억 달러(약 103조원)가량을 지원한 것에 비춰볼 때 그 80%에 달하는 상당한 수준이다.
해당 법안은 지난 6개월간 통과에 난항을 겪었다.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 일부 의원들이 장기화하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피로감을 느끼며 지원안에 반대 의견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백악관이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 대만 지원 내용을 묶은 1050억 달러(약 145조원) 규모 추경 안보 예산안을 제출했으나 이들은 이스라엘 지원안만 분리하는 방법 등으로 입법을 지연시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우방국 지원안 통과에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중대한 분기점에서 그들(하원)은 역사의 부름에 함께 부응해 내가 수개월간 싸워온 시급한 국가안보 법안을 처리했다"며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에 결정적 지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이날 소셜미디어(SNS) 엑스(X, 옛 트위터)에 "오늘 우리는 마침내 고대해 온 미국 지원 패키지를 받게 됐다"며 "이 법안을 지원한 모두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역시 SNS를 통해 이번 지원안이 "이스라엘에 대한 초당적 지지를 보여주고, 서방 문명을 지킨다"며 감사를 표했다.
로이터가 한 백악관 관리를 인용해 전한 바에 따르면 바이든 정부는 이번 우크라이나 지원안의 효력이 발생하면 곧바로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이미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지원 패키지 구성을 거의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인력과 물자 부족으로 수세에 몰리던 우크라이나에 이번 지원안은 천군만마가 될 전망이다.
이들 법안은 상원의 표결 통과 후 바이든 대통령 서명을 거치면 법령으로서 효력이 발생한다. 상원은 민주당이 다수인 만큼 이번 주 표결 통과 및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까지 빠르게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상원에 "내가 서명해서 법제화할 수 있도록 이 법안들을 조속히 내 책상에 올려놓을 것"을 촉구했고,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법안을 23일(화) 표결에 부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지원안 통과 소식에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대만에 대한 미국의 이번 군사 지원은 글로벌 위기를 악화시킬 것"이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