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기업개선계획' 윤곽…대주주 100대1 무상감자, 1조원 출자전환
2024-04-16 17:00
대주주 7300억원 출자전환…18일 전체 채권단 설명회
산업은행이 태영건설 기업개선계획을 공개했다. 무상감자를 비롯해 1조원 규모 출자전환 등 구체적인 안건이 담겼다. 기업개선계획 결의를 위해선 결국 채권단 75% 이상 동의가 필요한 만큼 향후 최대한 많은 채권단을 설득하는 것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순항을 위한 쟁점이 될 전망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이날 오후 여의도 본점에서 워크아웃을 추진 중인 태영건설 주요 채권단 18곳을 대상으로 기업개선계획 설명회를 열었다. 그간 진행해 온 태영건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에 대한 실사 결과와 함께 구체적인 기업개선계획 등을 논의했다.
이번 기업개선계획에는 태영건설 경영 정상화 추진을 위한 자본 확충과 신규 신용공여 방안이 담겼다. 실사법인은 완전 자본잠식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1조원 수준의 출자전환이 필요하다고 추정했다. 지난해 말 기준 태영건설 자본총계는 -6356억원이다. 자본잠식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대주주나 채권단의 손실 분담이 불가피한 상태다.
출자전환에 앞서 대주주의 무상감자도 이뤄진다. 경영책임 이행을 위해 대주주는 100대 1 비율, 소액주주는 2대 1 비율로 무상감자를 실시한다. 무상감자는 자본금 규모를 줄여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방법이다. 통상 워크아웃 과정에서 출자전환 전 자본 확충 일환으로 실시한다. 앞서 2013년 워크아웃에 들어갔던 쌍용건설 무상감자 비율은 50대 1이었다.
이 밖에도 이날 산업은행이 공개한 기업개선계획에는 △부동산 PF 사업장 처리 방안 △태영건설 경영계획과 경영관리 방안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개선계획 윤곽은 나왔지만 향후 일부 수정이 이뤄질 전망이다. 총 59곳의 PF 사업장별 채권자 간 의견이 다르기 때문이다. 브리지론 단계인 사업장 18곳의 PF 대주단 역시 경·공매 여부 등을 두고 선·후순위 채권자 간에 이견을 보이고 있다. 기업개선계획 의결에 필요한 75% 이상 채권단 동의를 얻기가 쉽지 않다는 의미다.
산업은행은 18일 전체 채권단을 대상으로 기업개선계획 설명회도 연다. 이후 채권자들은 각자 내부 의결 절차를 거칠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은 이르면 이달 중, 늦어도 워크아웃 결의 기한인 다음 달 11일까지 채권단협의회를 열어 기업개선계획을 의결할 예정이다.